[길섶에서] 즐거운 귀동냥/송한수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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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3-03 00:00
입력 2008-03-03 00:00
“길거리 아줌마가 내미는 광고물도 떠밀지 말고 죄다 챙기세요.”

출판 일을 할 때였다. 꽤 큰 업체의 사장이 한 말이다. 허접스러울지라도 광고물 속 글과 그림을 보노라면 ‘번쩍’하고 스치는 아이디어를 붙잡을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엊그제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알록달록하게 꾸민 광고물을 받았다. 근데 딱히 버릴 데도 없고 해서 주머니에 넣어 들어왔다. 꺼내 보니 肉談(육담)이란 글자가 큼지막하게 돋보였다. 어∼라, 저속하고 품격 낮은 이야기가 육담 아니던가. 바로 아래엔 ‘고기 뷔페 레스토랑’이라 적혔다.

근사하게 써먹을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똑같은 표현은 아니라도 응용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다못해 삼겹살 불판 위에서 술안주 삼을 얘깃거리로는…. 한날 눈썰미 좋다고 뽐내는 A는 거리에서 이따금 떨어져 있는 돈을 줍는다고 예쁘게 웃었다. 당신도 어느날 쓰레기통으로 처박힐 종이 쪼가리에서 행운을 낚을지 모른다. 길은 때때로 뚱딴지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 onekor@seoul.co.kr
2008-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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