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메드베데프 당선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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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 기자
수정 2008-03-03 00:00
입력 2008-03-03 00:00

중앙아시아와 경협 강화… 美 견제 총력

2일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메드베데프시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월 퇴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임자를 뽑는 이번 선거에는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인 메드베데프를 비롯해 공산당 겐나디 주가노프 등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날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9만6000여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된 선거의 잠정 개표결과는 3일 오전 10시쯤 드러나고 선관위의 공식 선거 결과는 7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70%의 지지율을 획득한 메드베데프가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하다.

러시아는 지난 1991년 구(舊) 소련 해체로 독립한 ‘자원의 보고’ 중앙아시아에 대해 그동안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미국의 중앙아 거점 확보 시도를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 등을 통해 무산시켜왔다.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인 메드베데프도 푸틴의 정책을 이어받아 중앙아와의 경협 강화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중앙아 진출 저지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카스피해 연안 가스관 설치사업 박차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의 경영을 책임진 바 있는 메드베데프는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앙아와 경협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즈프롬을 통해 중앙아 가스를 싸게 사들여 유럽에 비싸게 파는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일환으로 메드베데프는 카스피해 연안 가스관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관이 2015년에 완성되면 러시아는 중앙아의 에너지 운송권을 확보하게 되며 투르크멘과 우주베키스탄, 카자흐스탄 가스의 상당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앙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타지키스탄의 경제회생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메드베데프는 경협 강화를 통해 핵심지역인 중앙아 지배권의 완전 장악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엄구호 한양대 지역학대학원교수는 “메드베데프는 채권이나 국가기간산업 자산 매입을 통해 중앙아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자유적 제국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키르기스 미군기지 철수압력 지속

미국은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이후 중앙아에 군사기지들을 상당수 확보했다. 우즈베크 주둔 미군은 미국이 2005년 5월 우즈베크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진압’을 비판하다 미움을 사 철군시켜야 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의 중앙아 군사 진출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미국의 중앙아 기지는 현재 키르기스스탄 공군기지가 유일하다.

러시아는 미국에 맞서 키르기스에 러시아군 기지를 2003년부터 주둔시키는 한편 키르기스에 미군기지를 철수시키라는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

하지만 키르기스는 미 공군기지 주둔에 대해 러시아와는 입장이 다르다. 미군으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기지사용료를 매년 받는 데다 일자리가 크게 늘어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철수를 요구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키르기스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3-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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