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학자로서 양심 지켜주세요”
김정은 기자
수정 2008-02-27 00:00
입력 2008-02-27 00:00
학생·시민단체들 반응
교수의 명성이나 이전 학기의 수업 평판을 믿고 수강신청을 마친 학생들은 공천이 확정되는 3월에 당장 피해를 보게 된다. 수강신청 때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공천이 확정된 교수의 과목이 폐강되거나 담당 교수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천이 되면 교수들은 학생들을 선거운동원으로 동원하는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윤모(23·한양대 4학년)씨는 “수강신청 때 공천 신청 여부를 알려주지 않은 교수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정치에 뜻이 있다면 잠시라도 대학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치 진출을 위해 직함만 걸어놓는 ‘무늬만 교수’도 있다.J대 교무처 직원은 “정치하는 데 교수만큼 좋은 명함은 없다.”면서 “강의를 전혀 하지 않았던 이들도 너도나도 교수 행세를 한다.”고 꼬집었다.2∼3년 동안 강의를 하지 않던 겸임교수가 공천 신청에서 마치 현직 교수처럼 행세한다.
겸임교수나 외래교수들은 직함에 겸임과 외래를 슬쩍 빼는 경우도 많다. 학부모연합 김종일 공동대표는 “학생들은 1년에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는데 폴리페서들은 4년마다 불나방처럼 여의도에 기웃거린다.”고 꼬집었다.
공무원 등은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60일 전에 공직을 그만둬야 한다. 하지만 유독 교수들만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교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총선 때마다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이런 법 개정을 요구하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2004년 국공립대 재직 중인 전임강사 이상 교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거나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명될 경우 교수직을 내놓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17대 국회에서는 법안이 자동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17대 총선에서는 26명의 교수가 당선됐다. 대학들은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대신 시간강사를 채용했다. 낙선하든 당선되든 교수직은 ‘철밥통 보험’인 셈이다. 대학도 소극적이다. 이번에 교수 5명이 공천 신청한 한양대의 관계자는 “공천자가 나오면 수강변경 기간에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교수를 시간강사 등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소속 학과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공천에 도전한 한 교수는 “교수는 전문인력이어서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서 “휴직 여부는 공천이 된 후에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2-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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