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말 홀대받는 것 같아 걱정”
김규환 기자
수정 2008-02-25 00:00
입력 2008-02-25 00:00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에 취임한 소설가 최일남 씨 인터뷰
“그동안 멀리서 바라만 봤지 구체적으로 관여는 안했어요. 젊어져야 하는데 왜 뒤로 가느냐고 처음에는 한사코 거절했지요. 그런데 인생 말년에 2년 맡아 달라는데 그걸 못하랴 싶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이름에서 ‘민족문학’을 떼어낸 뒤 취임한 첫 이사장으로, 보수를 표방하는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어 가벼운 마음은 아닐 듯했다.
최 이사장은 “최근 영어 몰입교육이다 뭐다 해서 우리말이 너무 홀대받는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우리말이 ‘울밑에 선 봉선화’ 신세가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자본의 논리가 너무 표면화되는 것도 문제”라면서 “먹고 사는 것이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문학의 입장에서 무슨 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일부 표현을 문제삼아 반입 불허를 검토하는 ‘통일문학’과 관련해 “이미 예상한 일”이라며 “북쪽이 워낙 그렇다는 것은 다 아는 일인데,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을 들고 나온 건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자주 읽고, 심지어 젊은 감각을 얻기 위해 종이에 베껴 쓰기도 합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젊은 감각이 상당 경우 옳아요. 나이 먹은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조언을 하라고들 하는데 나는 반대입니다. 젊은 사람 따라가는 것도 사실 벅차지요.”
그는 “오늘도 몇자 끼적거리다 나왔다.”면서 “문인은 어떤 성취보다 작품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직기자 출신으로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논설고문을 역임한 최 이사장은 1953년 ‘문예’로 등단한 뒤 주로 시골사람들이 도시에 와서 겪는 이야기를 토속성과 해학성이 담긴 개성적 필치로 그려냈다.‘거룩한 응달’,‘틈입자’,‘고향에 갔더란다’ 등 20여편의 소설을 썼고, 이상문학상과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2008-02-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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