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넘은 사이버 연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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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자
수정 2008-02-23 00:00
입력 2008-02-23 00:00
“고려대 법대는 서울대 법대와 동급이다. 그런데 어떻게 로스쿨 배정인원이 연세대와 같을 수 있나.”(아이디 ‘고대생’)

“고대가 법대 말고 연대보다 나은 과가 어디 있나.”(아이디 ‘아카라카’)

로스쿨 인원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눈꼴 사나운 ‘사이버 연·고전’이 한창이다. 고대생들은 “고대 법대의 명성에 비해 로스쿨 인원배정이 형편없이 적다. 연대는 우리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연대생들은 악성 댓글로 대응한다.‘학벌논란’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심지어 연대생들은 한 입시 학원에서 나온 수능점수까지 게시판에 올리며 “고대는 오래전부터 연대보다 하수”라고 거들먹거리고 있고, 고대생들은 “동문 대통령 재임기간 중 ‘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황당한 글을 올린다.

‘사이버 연·고전’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지만 로스쿨로 인해 훨씬 심해졌다. 이들은 악성 댓글을 다는 상대 학생들을 ‘연대 훌리건’,‘고대 훌리건’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논쟁이 두 대학의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라 ‘학벌주의’로 노골화된다는 데 있다. 평소 가지고 있던 ‘학벌 우월주의’가 로스쿨 문제로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최고의 명문사학’이라고 치켜세우려는 암묵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입시폐지·대학평준화 국민운동 나영 사무처장은 “로스쿨 배정인원과 학교 순위가 직결된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면서 “로스쿨을 통해 학벌과는 무관한 법조인력을 양성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데 학생들마저 서열경쟁에 매몰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2-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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