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곁에 잠들고 싶어…
홍성규 기자
수정 2008-02-06 00:00
입력 2008-02-06 00:00
1946년 만주 간도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남편과 결혼한 우모(80)할머니는 그해 서울로 이사한 이후 발발한 전쟁에서 장교로 참전한 남편을 잃었다. 혼인신고를 하기도 전이었다.
이후 우 할머니는 시부모를 모시며 평생을 보냈다. 보훈당국이 1955년부터 우 할머니를 ‘전사자 배우자’로 인정, 국가유공자 유족 연금을 지급한 덕분에 생계를 근근이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혼인신고가 되지 않아 우 할머니가 사망하더라도 국립묘지에 남편과 합장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평생을 사별한 남편의 아내로 살아온 할머니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였다.
우 할머니는 법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얻어 남편의 배우자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벌인 끝에 결혼한 지 61년 만인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았다.
우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묻힐 수 있는 자격증이나 다름없는 판결문을 최근 국가보훈처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법률구조공단 이강현 변호사는 “우 할머니의 사건은 법원도 자주 접할 수 없는 희귀한 소송”이라면서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는 유공자 유족이라면 소송을 통하지 않고도 법적 혼인관계와 대등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훈처 자체 규정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8-02-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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