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제도개편 어디로] 한쪽선 OK 딴쪽선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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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수정 2008-01-30 00:00
입력 2008-01-30 00:00
“Say hellow to each other,singing the ‘hellow’ song.(서로 인사하며 ‘안녕’ 노래를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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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영어교육정책연구센터 주최로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영어수업 개선대회에서 경북 의성 점곡초등학교팀이 영어 수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29일 영어교육정책연구센터 주최로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영어수업 개선대회에서 경북 의성 점곡초등학교팀이 영어 수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선생님의 흥겨운 피아노 소리에 맞춰 아이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영어 인사를 건넸다.29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교육부 주관으로 열린 제2회 영어수업 발표회.860명이 응모한 대회에서 초등 부문 1등급에 뽑힌 경북 의성 점곡초 김정희(33·여) 교사와 9명의 아이들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의 표본’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미리 준비된 모자와 그림 등을 이용해 나무, 새 등으로 변신하며 서로에게 “Can you swim?(수영할 수 있니)”,“Can you jump?(뛸 수 있니)”를 질문하며 can(할 수 있다)이라는 표현을 익혔다. 한 학년이 9명뿐인 시골 학교 아이들이었지만 30분 동안 오로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무난히 소화해 냈다. 시연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교사는 “영어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이고 주위에 영어 학원이 전혀 없다.”면서 “교실에 영어 게임 도구를 마련해 놓고 스스로 영어에 친숙해지도록 했다.”고 비법을 소개했다. 외국 연수를 다녀온 적이 없다는 그는 “선생님들의 역량은 충분하다.”며 영어 수업의 가능성을 자신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한숨을 쉬는 교사들도 많았다.‘모범 수업’을 일반화시키기엔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이다. 시연을 본 신은진(여) 송라중 교사는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수업인 만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매 수업을 교사가 스스로 저렇게 준비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교과 과정이 잘 준비된다면 말하기를 가르치는 것은 오히려 쉬운데 현재는 말하기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제반 여건 개선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고교 교사들은 더 괴리감을 느꼈다. 울산에서 온 유미경(여) 신정고 교사는 “입시 위주인 고교 영어 수업에서 말하기 위주로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 반에 40명이 넘는 학생들과 일일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고등교육으로 올라갈수록 수준별 교과 과정 개편은 필수적이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많았다. 광주에서 온 한 중학교 영어교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을 얼마나 받았는지에 따라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가 다를 것”이라면서 “결국 수준별 반 편성이 불가피한데 사교육을 못 받은 학생들이 열등반에 편성되면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경기도만 해도 영어마을 등 영어를 익힐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지만 지방은 다르다.”면서 “지역별 영어교육센터를 세우고 국가가 방과 후 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격차 해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8-01-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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