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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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1-14 00:00
입력 2008-01-14 00:00
천주교 원로인 정의채(83) 몬시뇰(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이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 대해 “이 당선인이나 그 측근들은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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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몬시뇰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온 천하가 다 아는 바와 같이 나는 다음 정권은 좌편향을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국헌을 존중하는 새로운 정권이어야 한다는 것을 지난 5년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사람”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이 당선인의 압승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으니 이 당선인이나 그 측근들은 자만이나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수위 행보를 보면 미숙하기 짝이 없고, 공명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분수를 모르는 행태를 보이는 등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며 “이 당선인 자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실제 행동은 어떤 집단이나 소수 인맥에 사로잡혀 그 안에서 미적미적하고 좌고우면 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눈치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기초적인 논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큰 권력을 쥐고 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도 든다.”며 “그런 예로 정부조직을 줄이되 공무원 수는 그대로 두겠다고 하는데, 노무현 정권의 실책으로 꼽히는 6만명에서 10만명에 달하는 코드인사를 놔두고 무엇을 어떻게 개혁한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은 우리 경제의 미래이고 주역인데 세계 경제동향을 봤을 때 과연 토목공사 정도로 만족할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한반도 대운하 공사의 추진을 재고하라고 주문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이 당선인이)북한을 위해 400억 달러 국제기금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아마 북한은 핵은 포기하지 않은 채 당근만 빼먹고 낚시를 물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식충(食蟲)이라는 말을 썼지만 요즘 와서 보니 사람들이 돈벌레(錢蟲)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경제에 매달린다.”며 “문화적 의미가 없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므로 이 당선인은 문화 우위의 경제부흥정책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8-01-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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