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수사대상 넓고 시기 길다”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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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기자
수정 2007-11-15 00:00
입력 2007-11-15 00:00
청와대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정면으로 날을 세우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마련한 특검법안이 수사대상이나 기간 등에 있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특검수사의 파장에 대한 우려가 짙게 묻어난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2002년 대선자금이나 당선축하금 의혹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 담긴 듯하다.

한나라당은 14일 독자적인 특검법안에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포괄하는 내용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통합신당도 “우리가 제출한 특검법안으로도 노 대통령에 관련된 부분, 특히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노 대통령 당선 축하금 부분도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범여권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일단 특검법안 재검토를 국회에 요청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범여권의 특검법안이 현재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하고 있으며, 당선 축하금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한나라당의 특검법안은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끌어다 붙인 악의적인 법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비자금 특검법’ 국면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흠결이 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감지된다. 지난 2000∼2002년 삼성이 매입한 800억원의 채권 가운데 지난 2004년 5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결과 발표 때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500억원대의 비자금 행방에 특검 수사의 칼끝이 겨눠지면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청와대의 ‘특검법 재검토 요청’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특검법에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대로 특검법이 통과되면 검찰을 무력화하고 국법질서를 심각하게 흔들 수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 12월 정부가 제출한 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의 이번 정기국회내 처리를 대신 촉구했다.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청와대에 넘어오면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우리가 제기한 문제점이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되길 기대한다.”고만 답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부권’카드가 발동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07-11-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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