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弗시대 재계대책은
수정 2007-10-22 00:00
입력 2007-10-22 00:00
운송·유통 비상… 삼성·LG 태양광사업 ‘ON’
●비행기 가볍게… 기름 싼 항만만 운항
21일 재계에 따르면 기름값에 가장 민감한 항공사들은 자린고비 작전에 돌입했다. 비행기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 기름값을 아끼자는 전략이다. 꼭 필요한 짐만 싣고 자동차의 경제 속도처럼 가급적 ‘경제 고도’로 운항한다.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는 선박을 띄우기에 앞서 항로별 항만들에서 미리 주유가격을 받아본 뒤 가장 싼값을 제시한 항만을 낙점하는 ‘역경매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웜비즈’(Warm-biz) 전략도 등장했다. 따뜻한 조끼나 카디건을 입고 근무, 난방비를 아끼자는 아이디어다. 여름철에 넥타이를 풀어 냉방비를 아끼는 ‘쿨비즈’에서 착안했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1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웜비즈 캠페인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화장실 전구마저 26W에서 13W짜리 절전형으로 교체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난방 가동시간을 점포별로 상황에 맞게 줄였다. 온수 공급도 중단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아예 에너지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 역시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태양(태양광), 바람(풍력), 조수 간만의 차(조력) 등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유망사업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기업들로서는 유가난을 타개하고 신수종 사업도 확보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삼성그룹에서 포착된다. 최근 신수종 사업 발굴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태양전지,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이 최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차세대연구소 산하에 지난 8월 ‘광(光)에너지랩’을 신설했다. 에너지 전문가(최치훈 전 GE에너지 아·태총괄 사장)도 외부에서 사장급으로 영입해 왔다.
LG그룹은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할 자회사 LG솔라에너지를 설립하기로 했다.LG화학,LG CNS 등 기존 계열사를 이용한 에너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車, 하이브리드카 개발 속도
자동차업계는 연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는 ‘기름 덜 먹는 차’가 소비자의 으뜸 선택기준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에너지 TF’를 발족시켰다. 현대차측은 “차체 무게를 1% 줄이면 연비가 최대 0.5∼0.6% 높아진다.”면서 “차체, 엔진, 섀시 등을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2009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시범 운행중인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에탄올 자동차·연료전지차 등에 대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건설업, 오일머니로 중동특수 기대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곳도 있다. 조선업계와 건설업계는 산유국들의 넘치는 ‘오일 머니’를 중동 특수로 연결시키기 위해 해외 영업망을 강화하고 나섰다.10대그룹의 한 임원은 “고유가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지금같은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 올해 경영목표는 물론 내년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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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로 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남부에서 생산된다. 미국 등 아메리카에서 주로 소비된다. 유황 함유량이 적다. 정제비용이 적게 들어 고급유로 간주돼 다른 원유보다 비싸다. 두바이유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주로 거래되는 원유로 API비중 31도, 유황 함유량 2.04%의 고유황 중질유다. 두바이유는 주로 아시아지역으로 수출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80%가 두바이산이다.
2007-10-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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