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번개 헌혈’
류지영 기자
수정 2007-10-02 00:00
입력 2007-10-02 00:00
서울 광진경찰서 제공
적십자사의 파업으로 병원에서 혈액을 구할 수 없다보니 한씨에게 직접 부탁한 것이다. 한씨는 혈액원을 찾아다니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사정이 급하면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는 헌혈의 집 관계자의 조언에 따라 한씨는 서울 일대의 경찰서를 돌며 혈액을 구하러 나섰다.
하지만 한씨가 찾았던 경찰서 대부분은 “토요일에 오전 근무만 하기 때문에 민원부서 업무가 이미 끝났다.”는 이유로 한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절망적인 상황에 몰린 한씨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광진서에 도움을 청했고, 광진서의 서세영 경사는 곧바로 방범순찰대에 연락해 O형 혈액을 지원할 의경들을 모집했다.
다행히 소식을 전해들은 이상혁 수경 등 의경 4명이 헌혈을 자원해 수술에 필요한 혈액 10여팩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한씨의 여동생은 27일 수술을 무사히 마쳐 위기를 넘겼다.
건국대 병원측은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태지만 혈액이 적시에 공급된 덕분에 수술이 잘 끝나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밝혔다. 이상혁 수경은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알려지게 돼 오히려 당황스럽다.”면서 “태어나 세 번째로 헌혈한 것인데 이번처럼 기분 좋은 적이 없었다. 환자도 무사해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광진경찰서측은 “의경들의 도움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우리로서도 경사스런 일”이라며 “헌혈에 참가한 대원들에게는 특별휴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가점을 부여했으며 포상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7-10-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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