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 T’ 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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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9-05 00:00
입력 2007-09-05 00:00
문제풀이가 아니라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학습지 광고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동통신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3세대(G) 전략을 알면 미래 이통시장이 보인다. 그렇다면 3G시장을 분석해보자. 일단 3G가 무엇인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3G의 가장 큰 특징은 무선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영화·음악 등을 빠른 속도로 내려받고 보낼 수 있다. 데이터속도가 빨라져 영상통화도 가능한 것이다. 또 대부분의 국가가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도 3G의 장점이다. 외국 출장이나 여행 때 본인의 휴대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다. 현재 3G서비스는 SK텔레콤의 ‘3G+’와 KTF의 ‘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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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 보자.SKT의 3G전략은 멀티(복합)전략이다.2G와 3G를 함께 가져가는 양날개 전략인 셈이다.SKT가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3G가 아직 성숙단계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통화품질 불량 등으로 3G에서 2G로 역이동하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SKT엔 2000만명이 넘은 2G 가입자가 있다. 다른 이통사가 군침을 흘리는 800㎒대의 주파수에서 서비스한다. 이 주파수는 KTF의 2G 주파수 1.8㎓에 비해 장애물을 피해가는 굴절성이 뛰어나다. 기지국 설치 등 투자비를 줄이면서도 좋은 통화품질을 낼 수 있다.2G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때문에 요즘 배우 장동건이 나오는 광고도 2G와 3G가 모두 포함된 통합브랜드 ‘T’다.‘3G+’만을 부각시키지 않는다.

KTF 3G시장 올인 “SKT 누를 기회”

반면 ‘쇼×쇼=쇼’라고 외쳐대는 KTF의 광고를 떠올려 보자.‘KTF=쇼’만 떠오를 뿐이다.KTF는 3G에 모든 것을 걸었다.‘실패하면 망한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할 정도다.KTF에도 1185만명의 2G 가입자가 있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SKT의 2000만명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2G시장에선 어쩔 수 없는 2등이다. 주파수 차이로 인한 투자비 부담까지 감안하면 SKT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방향을 틀었다. 새로운 시장인 3G로 이동통신 시장을 흔들고 이통시장의 구도를 다시 짜보자는 것이다. 성과도 있다.KTF의 8월말 현재 3G가입자는 167만명이다. 반면 SKT는 80만명이다.3G에선 현재까지 우세다.

SKT “2G, 3G 함께 간다”

그렇지만 SKT가 3G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SKT는 3G를 위해 2.1㎓주파수를 1조 5000억원에 구입했다. 망 투자비 등 지금까지 3G에 쏟아부은 돈만 2조 4000억원이다. 발을 빼기 쉽지 않다.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야금야금 3G시장을 공략하고 있다.SKT의 지난달 3G 가입자는 80만 4098명으로 전달에 비해 26만 4097명 늘었다.3G 시장점유율도 처음으로 30%대를 돌파,32.4%를 기록하고 있다.KTF는 지난달 쇼에 39만 8719명을 끌어모았다. 가입자수는 KTF가 많지만 가입자 증가속도는 SKT가 빠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심화문제다. 최근 이동통신시장의 화두는 ‘리비전A’의 식별번호다. 리비전A는 3G에 비해 속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영상통화 등 3G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파수는 3G의 2㎓대가 아닌 2G의 1.8㎓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놓고 KTF와 LG텔레콤이 한치의 양보없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KTF는 리비전A를 3G서비스라고 주장한다. 식별번호도 ‘010’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LGT는 주파수가 다른 만큼 기존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리비전A도 3G? 정통부 이달 결론 주목

KTF의 LGT 공격은 다분히 성동격서(聲東擊西) 격이다. 진짜 상대는 SKT다. 리비전A의 식별번호를 이전 번호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면 SKT가 리비전A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SKT의 가입자를 빼내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3G시장에서의 큰싸움을 준비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전장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SKT는 유영환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의 “리비전A는 3G”라는 최근 발언 이후 정통부의 정책을 눈여겨보고 있다.SKT 관계자는 “식별번호만으로 리비전A의 진출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3G든 2G든 시장의 선택에 따라 SKT의 전략도 맞춰진다. 한편 정통부는 리비전A의 식별번호 논란에 대해 이달 안에 결론을 낼 방침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7-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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