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연기] 의제 ‘하향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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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기자
수정 2007-08-20 00:00
입력 2007-08-20 00:00
2차 남북정상회담 연기는 향후 회담의 논의 수준과 의제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10월 초가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으로서는 정상간 합의사항의 이행 문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간 논의 내용이 남북 경협과 한반도 평화, 통일 등 굵직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합의 내용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의 반발이 예상된다.9월로 예정된 북핵 6자회담 본회담과 6자외무장관 회담과의 조응 관계도 감안해야 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당초 예상한 정상회담의 논의와 합의 수준, 의제의 강도 등을 일정부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재검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시기가 미뤄진다고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격과 의제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심리적으로나 실효적인 측면에서나 10월초 회담은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고민이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특별히 논의하거나 입장을 정한 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상식선에서 추진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시기가 늦춰진 만큼 의제의 강도나 농도 문제도 수준에 맞게 조절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기류는 합의사항 이행과 시기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본질과 의미가 희석되어선 안된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무엇보다 임기 만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노 대통령과 북측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논의나 합의, 선언 등에 양측의 배려가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감하고 폭발력이 큰 의제에 대해서는 큰 그림과 접근 방식 등에 대해 합의하는 선에 그치고 구체적인 추인절차는 남한의 다음 대통령이 밟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정상회담 이후 대선정국에서 양 정상간 합의사항을 비롯한 남북관계가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어서 이를 둘러싼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공방전은 불가피할 듯하다. 한나라당이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내부 출혈을 진정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선용 정상회담’에 공세의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07-08-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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