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의료봉사하다 급히 귀국한 최미정·정은진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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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송학 기자
수정 2007-08-16 00:00
입력 2007-08-16 00:00
“여성 환자를 돌봐 줄 여성 의료진이 꼭 필요한 곳인데…. 산모와 신생아들을 두고 오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지난 4월 신생아 사망률이 세계 1위인 아프가니스탄 키사우 지역에 파견됐던 전북 전주시 예수병원 최미정(29·여), 정은진(26·여) 간호사가 지난 13일 급히 귀국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현지에 머물며 가정 분만과 산모의 산후 관리 등을 도와주고 안전한 분만 및 여성 건강 교육 등을 할 예정이었지만,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해 한국인들이 납치되고 정부가 아프간을 여행 금지국으로 정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4개월가량 일찍 귀국했다. 최 간호사는 “치안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외국인이)이동하는 게 노출되면 위험하다고 해 가까운 이웃에게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면서 귀국 소감을 대신했다.

이들이 봉사 활동을 벌인 키사우 지역은 탈레반 거점인 가즈니주와는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내륙 지역으로 수도 카불에서만 차량으로 2박3일이 걸린다.

물을 끓여 먹지 못해 설사 등 수인성 질환을 앓거나 만성 통증을 겪는 이들이 많지만 일대에 의료 기관이 하나밖에 없어 열악한 데다 신앙 때문에 남자 의사가 임산부를 진료할 수 없어 이들처럼 산모의 출산을 돕는 여성 의료진의 도움이 절실하다.

최 간호사는 “탈레반에 한국인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랐지만 우리가 머물던 지역의 사람들은 너무 우호적이어서 봉사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고, 오히려 현지인들이 우리에게 ‘미안하고 같은 아프간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순수하고 솔직해 내가 의료 봉사를 했다기보다 그들에게 많이 배우고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며 “갈 수만 있다면 몇년 후라도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 의료진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지인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게 오히려 불편하다.”던 최 간호사는 “피랍자 가족분들이 많이 힘들 텐데 우리만 돌아와서 미안하다. 납치된 한국인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07-08-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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