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한국·미국 손잡고 태평양 문명 일으켜야”
정서린 기자
수정 2007-08-15 00:00
입력 2007-08-15 00:00
김지하(66·생명과평화의길 이사장) 시인이 세계문명기행서 ‘김지하의 예감´(이룸)을 펴냈다.‘최후의 국내파´ ‘토굴족´을 고집하던 그가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0여년 전 홍콩여행 때. 이후 그는 중앙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두루 돌아다녔다.
김씨의 기행 주제는 ‘한´. 김씨는 동양과 서양이 하나로 만나는 새로운 문명의 꽃을 ‘한´으로 규정한다.“한은 카자흐에서는 신의 이름을 일컫는 말입니다. 영원한 푸른 하늘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요.” 김씨가 소망하는 진정한 세계문명의 길은 동과 서, 성(聖)과 속(俗)이 창조적으로 융합되는 것이다. 김씨는 그 한 예로 자신이 사마르칸트에서 목격한 왕성 옆 시장을 꼽는다. 거룩한 질서인 왕성과 속된 질서인 시장이 붙어 있는 모습에서 호혜가 기능하는 신시(神市)를 발견한 것이다. 김씨는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그곳 사람들은 중국은 음식은 맛이 있어도 의뭉스럽다고 여깁니다. 일본은 굉장히 친절한데 간사하다고 말하지요. 그럼 한국은 어떠냐. 그들은 괜찮다, 배울 점이 있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김씨에게 미국은 자신이 분해될 ‘블랙홀의 땅´이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미국 땅을 직접 밟으면서 사라졌다.”애리조나 사막 한복판에서 웃음이 터지더군요. 에라 이 병신아, 미국이 그리 무섭더냐, 하고요.” 그러던 그가 이제는 한국과 미국의 창조적인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한국과 미국은 손잡아야 합니다. 한국에는 아시아적인 게 압축되어 있고 미국에는 유럽적인 게 압축되어 있어요. 둘이 동서양의 파트너십을 이뤄 태평양 문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김씨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핵 문제를 정식으로 다뤄 핵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또 6자회담과 연계한 동북아 안보를 위한 회담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씨는 회담을 여는 건 좋지만 이 두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7-08-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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