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산문집 ‘새벽예찬’
정서린 기자
수정 2007-08-06 00:00
입력 2007-08-06 00:00
새벽이면 마당까지 차오르는 물안개
작가의 생활은 먹고, 자고, 읽고, 쓰고, 걷는 다섯 개의 동사로 이뤄진다. 그 간결한 생활 속에서 작가가 목도한 자연과 사물, 생명의 모습들을 글에 담았다. 호박잎에 흙냄새 묻은 막된장을 싸 먹는 질박한 음식 얘기도 정겹게 풀어낸다.
다른 문인들의 작품도 그의 일상과 사유를 풀어내는 유력한 통로가 된다.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을 언급하며 이제 소설은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든가, 파블로 네루다의 ‘튀긴 감자에 대한 찬가’로 미각의 환희를 맛보라는 식이다. 여름, 가을, 겨울, 봄의 순서로 이어지는 사계절의 단상이 월령가처럼 한 호흡에 넘어간다.
작가는 “새벽이면 마당까지 차오르던 물안개, 혼자 깨어 막막함을 마주한 채 펼치던 명상, 해가 뜨고 지는 걸 지켜보는 나날의 조촐한 삶, 종일 물을 바라보고 읽고 쓰는 것으로 소일하는 그 소박한 속내를 책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른 해를 넘게 글로 끼니를 이어왔지만 여전히 쓰는 일은 쉽지 않다는 장석주. 그의 글을 읽으면 엉켜있던 삶의 실타래가 사르르 풀려나간다. 그가 소개한 이정록 시인의 시구처럼.“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의자’ 중에서)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7-08-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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