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중대국면] “배형규 목사 살해된 줄 몰랐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재연 기자
수정 2007-07-27 00:00
입력 2007-07-27 00:00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의 육성 통화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미국 CBS방송은 26일 억류된 한국인 여성이 “도와 달라.”고 절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CBS뉴스 프로그램 ‘60분’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을 두 차례 이상 ‘현주’로 소개했다.CBS는 영문 이름을 ‘Yo Cyun-Ju’라고 보도했지만 피랍된 3명의 현지 안내인 중 1명인 임현주(33)씨로 확인됐다.

임씨는 아프간 현지어에도 매우 능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매우 떨리는 목소리로 현재 인질들의 상태를 알리고 비교적 차분하게 도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통화 중 간간이 울먹였으며, 한국어로 말하다 누군가 아프간 현지어로 질문하자 다시 아프간어로 대답했다.

그녀는 또렷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저는 여기 갇혀 있고 하루하루 너무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길 부탁합니다.”라고 말한 이후 현주라는 이름을 두 차례 반복했다.

임씨는 이후 재차 “도와주세요.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돌아갈 수 있게 부탁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임씨는 또 아프간 현지어로 “현재 우리는 남성과 여성 두 그룹으로 격리돼 있고 우리 중 1명이 살해됐는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억류 생활에 대해 “(우리들은) 매우 지쳐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국인 인질들은 8·6·9명 등 3그룹으로 분산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송은 25일 밤 탈레반 사령관의 주선으로 3분 동안 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편 아프간 현지 라디오에도 ‘찬주’라는 여성 인질의 통화 내용이 전해졌다.

또 교도통신은 아프가니스탄의 뉴스 통신사인 파즈후아크도 여성 인질의 말을 인용,“인질들의 고난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아 머리를 짜내고 있다. 나는 우리가 처해 있는 딜레마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 역시 임씨로 추정된다. 이름이 출국자 명단에 없고 현지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씨의 소식을 들은 오빠 임철(34)씨는 “여동생 목소리가 생각보다 침착해서 다행”이라면서 “살아 있는 사실을 확인해 안심이 된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임씨는 “여동생은 현지에서 3년간 체류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다른 인질들은 더 힘들 것 같아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또 “언론 접촉을 일절 말라고 들어서 더 이상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동환 이재연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7-27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