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기득권 포기’는 대통합 고삐죄기?
나길회 기자
수정 2007-07-13 00:00
입력 2007-07-13 00:00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탈당 운운은 오보이며,‘열린우리당 해체 및 통합민주당 해체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굽힌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그렇다면 무슨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말이냐.”는 기자들의 추궁에 김 대표는 “통합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을 버리고, 통합민주당의 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응수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면, 통합민주당의 지위를 중심이 아닌 주변(one of them)으로 격하시키는 ‘감가상각’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이런 제안에 대해 범여권에서는 두 갈래 해석이 나왔다. 우선 열린우리당을 빼고 범여권의 나머지 정파를 모두 묶음으로써, 당 해체를 거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고립 내지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신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열린우리당 내 추가 탈당 움직임에 명분을 부여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문학진 의원은 김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이제는 제 정파들을 상대로 대통합 협상에 박차를 가할 때가 됐다.”고 김 대표를 거들고 나선 것도, 통합민주당 지도부의 ‘조직적인’ 발놀림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김 대표의 제안이 신중식·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의 탈당 움직임을 물타기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기득권 포기 운운하는 김 대표의 발언이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주장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탈당 명분이 자연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대통합을 촉구하기 위해 잔뜩 벼르고 기자회견에 나선 장상 전 민주당 대표는 김 대표의 갑작스런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행간을 읽으면 대통합 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맥빠진 답을 내놓았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기득권을 포기한다면서 열린우리당 해체를 여전히 중심에 놓고 있는 김 대표의 발언은 이율배반으로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면서 “제발 민주당 지도부가 탈당을 막기 위한 내부단속용 대통합에 나선 게 아니기를 바란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김효석 의원도 “진정성이 결여된 쇼를 할 경우 더 이상 당을 존중하지 않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계했다.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2007-07-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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