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집행부가 일방 결정… 입주지연등 ‘禍’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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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기자
수정 2007-07-06 00:00
입력 2007-07-06 00:00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주택조합도 환골탈태해야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주체는 조합원인 주민이다. 시공사는 단지 공사를 맡을 뿐이다. 그럼에도 공사비 등을 둘러싼 시공사와 조합의 ‘힘겨루기’ 때문에 ‘주인’인 조합원이 ‘선의의 피해’를 입기도 한다. 조합의 무리한 결정으로 사업 자체가 중단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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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배정과 관련, 고등법원의 무효 판결이 난 경기 과천시 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 공정이 70% 진행됐지만 예정대로 내년 7월 입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아파트 배정과 관련, 고등법원의 무효 판결이 난 경기 과천시 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 공정이 70% 진행됐지만 예정대로 내년 7월 입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경기 하남시 신장동 대명강변타운은 조합개발로 완공된 아파트다. 하지만 입주를 못해 ‘유령단지’로 남아 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지난해 6월 92∼109㎡형(28∼33평) 1365가구가 입주했어야 했다. 갈등은 공사비 1291억원 가운데 조합이 410억원을 내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시공사는 미납으로 인한 금융비용에 공사비 상승분까지 더해 추가 부담금 650억원을 조합측에 요구했다. 가구당 평균 5000만원 정도이다. 조합 내부의 의견은 공사비를 더 내자는 ‘찬성파’와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는 ‘투쟁파’로 갈렸다. 투쟁파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게다가 주민의 실력행사에 맞서 입주를 원천봉쇄한 시공사의 행위도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났다.

조합원들은 결국 가구당 1000여만원을 더 내고 8월 말 입주하기로 했다. 억울한 것은 지난해에 이미 부담금을 납부하고도 조합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또 돈을 내야 할 일부 주민들이다. 입주가 지연되면서 기존의 주택을 팔지 못해 양도세 중과유예 혜택을 받지 못한 2주택자들도 있다. 임의 분양을 받은 일반 계약자 18명은 제3자 입장에서 1년 가까이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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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 주공 3단지 재건축 사업은 아파트를 배정한 조합 총회의 관리처분 결의가 무효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에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기존 43∼56㎡형(13∼17평) 3110가구를 헐고 83∼166㎡형(25∼50평) 3143가구를 짓는데 조합이 결과적으로 43㎡형에 살던 주민에게 작은 평형의 아파트를 배정하자 이들이 반발한 것.



법원은 “아파트 배정에는 조합원 5분의4 동의가 필요한데 조합이 의결 정족수에 부족한 찬성표로 결정하고 나중에 서면동의서를 첨부한 것은 절차상 하자”라고 밝혔다. 따라서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짜야 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이미 중·대형 아파트를 배정받은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공정이 70% 진행된 상황에서 공사가 늦춰짐에 따라 막대한 금융비용이 추가되고 그만큼 조합원들의 부담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은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다른 행정소송에서는 승리할 것을 자신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7-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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