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설영 기자의 고시 블로그] 서울시 공채 ‘1박2일 패키지’ 등장
수정 2007-07-05 00:00
입력 2007-07-05 00:00
전국에서 14만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서울시 공채시험은 국가직 시험을 빼고는 유일하게 ‘전국구 시험’으로 치러진다. 출신지나 거주 지역에 제한을 두는 다른 시·도의 지방직 시험과 달리 누구든지 응시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1700여명을 뽑아 수험생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지난해보다 무려 85%가량 선발인원이 늘어났다.
서울시는 전체 응시자 가운데 절반 정도를 지방 수험생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수험생은 상관없겠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수험생들은 시험보다 서울행 차편과 숙박문제가 걱정이다.
지난 4월 시험일이 공지되자마자 시험 전날과 당일 서울행 KTX가 매진됐다.
지방의 한 학원에서는 ‘티켓 사재기’를 했다가 지역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철도공사의 협조를 받아 서울∼부산간 KTX 한편이 증편됐지만 이 또한 소리 소문도 없이 매진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에 연고가 없는 수험생은 미리 서울에 올라가 숙소를 잡아야하는데 시험장 주변 모텔, 여관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서울시 공채 1박 2일 패키지 상품’. 학원과 여행사가 손잡고 개발한 ‘신상품’이다. 시험 전날 학원에서 버스로 출발, 서울 근교 스키장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시험당일 시험장 근처 전철역까지 데려다주는 상품이다. 왕복교통비, 숙박비, 식사 3끼, 여행자보험 포함 1인당 7만9000원. 이 상품을 개발한 한 여행사 직원은 “대구의 한 학원에서는 관광버스 500석이 하루만에 매진됐다.”고 전했다.
마산·대구 지역에만 이런 패키지를 이용하는 수험생이 10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옛날 선비가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에 가기 위해서는 짚신 한 짐을 챙겼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시험에 붙기만 한다면 그까짓 돈과 노력이 아까울리 없겠지만 수험생들의 ‘서울 상륙작전’이 눈물겹다. 공무원 시험 열기가 식지 않는 한 내년에도 이러한 진풍경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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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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