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앵카레의 추측/도널 오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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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영 기자
수정 2007-06-22 00:00
입력 2007-06-22 00:00
지난해 연말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그해 과학계 성과 ‘톱10’을 발표했다.1위는 ‘푸앵카레 추측’(이하 ‘추측’) 해결이었다.‘푸앵카레의 추측’은 수학의 ‘밀레니엄 난제’ 중 하나였다.‘리만 가설’‘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가설’‘내비어-스톡스 방정식’ ‘P 대 NP 문제’‘버치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호지 추측’‘푸앵카레의 추측’….2000년 미국 부호 랜던 클레이가 문제당 100만 달러를 내걸었을 만큼 7가지 문제는 그 난해함으로 ‘수학의 에베레스트’라 불려왔다.

‘추측’은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1904년 처음 제기했다.‘하나의 밀폐된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이 수축돼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圓球)로 변형될 수 있다.’는 추론이다. 가령 네모난 상자를 잡아 늘이거나 찌그러뜨리면, 야구공이든 담배든 변형에 변형을 가하면 결국 비슷한 구형의 모양이 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추론 자체가 수수께끼지만, 우주가 3차원 구형의 공간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로 102년 동안 수학자들이 매달려온 문제였다. 이해하는 것만도 난제인 ‘추측’은 최근엔 문제를 해결한 수학자의 ‘튀는’ 행동으로 더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은 ‘추측’을 입증하는 이론을 인터넷에 공개한 뒤 상금을 뿌리친 채 종적을 감췄다. 그 후 러시아의 한 연구소에서 해직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페렐만은 상금도, 수학계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필즈메달’도 거부했다.



‘푸앵카레의 추측’(도널 오셔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펴냄)은 미로 같은 수의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매길 자청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다. 또한 길을 잃다 찾은 작은 실마리에 전 생애를 걸고 덤빈 도전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추측’의 탄생과 해결과정을 중심축에 놓고 수학 발전을 앞당긴 인물들이 머리 싸매고 고민한 세월을 버무린다. 피타고라스, 프톨레마이오스 등 고대인물에서부터 베른하르트 리만, 윌리엄 서스턴, 리처드 해밀턴 등의 이야기, 아울러 전쟁, 과학 사회, 유클리드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 위상수학과 미분기하학의 탄생 과정도 접할 수 있다.1만 5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2007-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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