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우일렉 ‘세탁기 특허 전쟁’
안미현 기자
수정 2007-06-22 00:00
입력 2007-06-22 00:00
대우일렉측은 “LG전자가 주장하는 특허 기술은 이미 국내외 가전회사들이 보편적으로 쓰는 범용 기술”이라며 “특허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LG전자가 제기한 4가지 항목 중 3가지는 기각하고 한 가지 항목만 특허성을 인정했다. 대우일렉측은 “특허성이 인정된 항목도 세탁기 모터를 돌리는 데 직접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 모터를 세탁기에 부착하는 부품의 단순한 형상에 관한 것”이라며 “이번에 문제된 직결식 모터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본안 판결까지 가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특허가 인정된 기술은 세탁기의 소음과 진동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라는 반박이다.LG전자측은 “이번에 우리가 특허권을 제기한 기술은 모터 자체가 아니라 그 모터를 드럼에 단단하게 연결시키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이 독특한 결합 구조 덕분에 드럼 세탁기의 소음과 진동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LG전자측은 “대우일렉이 이 특허를 도용한 제품을 해외에서 우리의 히트상품인 트롬 세탁기보다 30% 이상 싼값에 파는 바람에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기술 개발에만 주력했지만 이번 소송을 계기로 특허 문제에도 엄격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드럼 세탁기 시장은 전체 세탁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몇년새 급성장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 현재 LG전자(51%)가 앞선 가운데 삼성전자(39%)와 대우일렉(10%)이 뒤를 쫓고 있다.
대우일렉측은 “법원이 인정한 LG전자의 특허기술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클라쎄 드럼세탁기의 대체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설계를 조금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문제여서 제품의 생산 판매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속은 그리 편치 않다. 지난 3월 가전제품 유통망인 하이마트와의 공급 계약이 끝나면서 가뜩이나 국내 영업망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대우일렉측은 “LG전자가 2005년에도 똑같은 기술로 삼성전자 하청업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며 “한번 졌던 싸움을 왜 또 시작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LG전자측은 “그때는 특허 대상이 직결식 모터였고 이번에는 모터와 드럼을 연결시키는 구조”라며 “전혀 다른 소송”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대우일렉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면 왜 재설계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은 ‘회피 설계’야말로 특허 침해 사실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법원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7-06-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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