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선택은?
박창규 기자
수정 2007-06-11 00:00
입력 2007-06-11 00:00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의 집단 탈당을 계기로 범여권이 빠르게 3개파로 분화·정리되고 있는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 제3지대 탈당파, 열린우리당 잔류파 가운데 손 전 지사가 합류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범여권 정세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손 전 지사가 열린우리당 잔류파, 즉 친노 그룹과는 손잡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제3지대 탈당파와 통합민주당이 손 전 지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3지대 “합류 불발땐 도로 열린우리당”
제3지대 탈당파는 10일 오후 제종길 의원 등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과 통합신당모임 소속이었으나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에는 합류하지 않은 ‘백의종군파’ 노웅래·이종걸 의원 등과 함께 워크숍을 갖고 향후 로드맵을 논의했다. 이들은 우선 범여권 세력을 최대한 규합하기 위해 통합민주당이 오는 15일 정식으로 선관위에 등록하기 전 합당 관련 핵심 인사들을 직접 만나 대통합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기로 했다. 이어 손 전 지사를 비롯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을 국민경선추진위 논의에 함께 포함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재 탈당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은 제3지대 탈당파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제3지대 탈당파의 세 불리기가 이 정도 수준에 그치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손 전 지사가 함께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8일 탈당한 초·재선 의원에는 김부겸·조정식 의원 등 손 전 지사에 우호적인 그룹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손 전 지사를 제3지대 탈당파로 끌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합민주당에도 손 전 지사 영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손 전 지사가 합류하면 비노 세력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통합민주당은 제3지대 탈당파가 정계 개편 과정에서 하나의 축을 형성,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열린우리당의 다른 의원을 추가로 영입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 지지율 1위인 손 전 지사를 끌어온다면 세력을 불릴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제3지대 탈당파 쪽으로 갈 경우 유력 대선주자가 한 명도 없는 ‘불임정당’이 된다. 범여권 정계개편 흐름 속에서 자칫 도태될 수 있는 것이다.
●손 전 지사 오픈프라이머리 참여 가능성
손 전 지사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선진평화연대 출범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초 계획했던 독자신당 창당보다는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 참여 쪽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당장 특정 세력과 손을 잡기보다는 어느 정도 세력화를 한 뒤에 범여권에 합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그는 선진평화연대 출범 전까지는 최소한의 공식 일정만을 소화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범여권 의원을 접촉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범여권 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합류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2007-06-11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