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받는’ 의사 불친절
한 여성 누리꾼은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에 ‘의사가 아기 죽이겠네.’라는 글을 올려 의사의 ‘황당한’ 불친절을 고발했다. 글쓴이는 마비성 사시를 지닌 18개월 된 자녀를 가진 여성이다. 그는 “친절을 원한 것도 아니다. 마지막이라 기대하고 찾아간 병원에서 너무 눈물나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의사의 불친절, 관행인가?
글쓴이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이와 함께 부산 D의료원을 찾았다. 심한 소아사시 탓에 이곳 저곳을 전전하다가 전문의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다. 앞선 병원에선 아이가 전신 마취를 필요로 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냉대와 서러움뿐이었다는 게 이 여성의 주장이다.A의사의 불친절은 아이의 울음에서 비롯됐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울음을 터뜨리자 의사는 레지던트를 시켜 사탕을 아이의 입에 물렸다. 성인용이었다.
울음이 심해지자 의사는 “네 마음대로 하라.”며 계속 짜증을 냈다. 화를 낸 의사는 급기야 손에 들고 있던 검사용 기구를 던져버렸다. 이후 검사를 위해 아이의 머리를 급작스럽게 뒤로 젖혔고, 사탕을 물고 있던 아이는 얼굴색이 퍼렇게 변했다.
글쓴이는 “기도가 막힐 뻔했는데 계속 운다고 질책하더라.”면서 “‘시끄러워 진료 못 하겠다.’는 등 반말이 이어져 박차고 나왔다.”고 분개했다. 가운도 입지 않고 진료하던 의사는 “환불받든가 말든가.”라는 폭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의사 “의료사고 아니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수많은 누리꾼들은 해당 병원과 A의사를 비난하고 나섰다.“환자가 죄인인 듯 불친절한 교수들은 바뀌어야 한다.”,“맘이 아프다. 내 자식이라면 저럴까.”,“고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정작 해당 병원과 의사의 반응은 상반된다. 병원측은 “담당의사는 물론 진료부장까지 나서 사과했지만 아이 부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병원이 반드시 잘못했다기보다 고객에 대한 친절 원칙에 충실하고자 사과했다.”는 얘기다.
안과과장인 A교수도 “아이를 때렸다든지 수술을 잘못해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기구를 집어던졌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발했다. 두부사시와 안구사시를 구분하기 위해 검사 중 머리채를 세게 젖혔고, 상황에 따라 의사의 발언은 반말로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A교수는 28일 밤 병원측의 권고를 받아들여 아이 부모에게 사과전화를 했다. 하지만 부모측이 “사과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유호 감사는 “의사마다 관행이 다르다.”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여러 행동을 취하지만 진료는 누가 봐도 합리적으로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