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뻥축구에도 당한 올림픽호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상대의 ‘뻥축구’에 6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저울질하고 있는 아시아축구의 ‘맹주’ 한국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6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벌어진 2008베이징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2차예선 F조 5차전 예멘 원정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예선 첫 승을 일궈내기 위해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공격에 나선 예멘에 90분 내내 휘둘리다 전반 40분 긴 크로스와 땅볼패스에 이어진 알리 야슬람의 오른발슛 한 방에 무너졌다. 예멘으로선 2차예선 5경기 만의 첫 승.
한국은 이로써 이번 2차예선 연승행진을 ‘4’에서 멈춘 건 물론, 역대 올림픽 예선 ‘원정 불패행진’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예선 이후 17경기로 종지부를 찍었다.
예멘은 비록 약체였지만 한국에는 ‘고춧가루 부대’임을 또 확인시켰다. 지난 1월 1차전에서 ‘올림픽호’의 첫 단추를 꼬이게 만들었던 장본인. 한국은 1-0 승리를 거뒀지만 간판 공격수 박주영의 ‘배치기 퇴장’을 유도하며 이후 한국의 남은 예선전을 어렵게 만든 팀이었다.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예멘의 공격은 단순했다. 긴 크로스와 거침없는 중거리슛. 당황한 한국의 수비라인은 뻥 뚫린 공간을 메우지 못할 만큼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 7분 반대편 공격수의 머리를 노린 상대의 왼쪽 크로스를 골키퍼 양동원이 간신히 걷어냈고,28분에는 “기회만 되면 때린다.”는듯 마음껏 때린 장거리슛까지 터져 불안감은 더했다.
전반 40분, 좋지 않은 예감은 들어맞았다. 예멘은 한국 왼쪽을 파고들다 아크 반대편으로 올린 크로스를 땅볼패스와 한국 수비수 2명을 사이에 두고 과감하게 때린 정면 중거리슛으로 간단하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후반 양동현-심우연의 투톱으로 공격 진영을 재구축,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녔지만 끈적하게 달라붙은 예멘의 ‘1승 욕심’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새달 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국내로 불러들여 2차예선 최종 6차전을 치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