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中증시
이지운 기자
수정 2007-05-12 00:00
입력 2007-05-12 00:00
한 전문가는 11일 ‘공산당’ 요소를 짚었다.“객장 안에는 당이 절대로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깔려 있다.”고 했다.‘개미’에게는 객장을 지배하는 것이 경제가 아닌 정치로 각인돼 있다는 얘기다. 지난 2월 ‘증시에 거품이 있다.’는 청쓰웨이 전인대 부위원장의 한마디에 주가가 폭락했던 것도, 정치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증시의 특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공산당이 주가하락 용인 않는다” 정치적 분석도
경제평론가 천쉬민도 “투자자들은 올가을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에 2008년 올림픽,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 등을 앞두고 당이 주가 폭락에 따른 사회혼란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분석했다. 그 어느 누구도 ‘카지노’를 뜨려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다.‘합법의 공간’ 곳곳에서 터지는 ‘잭팟’ 소리로 속속 몰려들 뿐이다.
물론 중국 증시의 폭발에는 경제적 인과관계도 충분하다. 우선 넘쳐나는 돈이 있다. 지난 4월 상하이A주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2500억위안(30조원).A주 시장의 예탁금은 9800억위안으로 뛰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돌파한 9일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거래대금은 490억달러(45조 5700억원)였다.6개월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중국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일본 증시가 같은 날 기록한 269억달러의 2배에 가깝다. 일본을 제외한 한국·호주·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권 증시의 거래대금 총합인 165억달러의 3배 규모다.8일 기록된 런던의 294억달러보다도 훨씬 많다.
상장 기업들의 실적들도 증시를 뒷받침해준다. 올 1·4분기 중국 1364개 상장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78.8% 늘어났다. 전체 상장사의 85%가 이익을 냈고, 전체 이익 규모는 95%나 불었다.
주가지수가 4000을 넘은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이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도 77% 수준으로 선진국의 160%에 비하면 아직 낮다.”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 계좌가 1억개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나 “상당수가 휴면계좌이므로 아직 전 국민 주식 투기열풍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A증시의 시가총액 5조위안은 16조위안의 저축총액과 비교해서는 아직 작은 숫자라는 것이다.
●시골 농민들도 고리 대출 받아 객장으로
그러나 한편에서는 상하이 증시 상장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말 현재 53.2배나 되는 점에 주목한다.12배 수준인 한국 증시보다 5배 가까이 비싸다. 중국 주식이 결코 ‘싸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올 연말 주가지수 6000을 내다보면서도 ‘혹시나’ 하고 마음 졸이는 이유다.
거품에 대한 우려 못지않게 상장회사의 실적 부풀리기, 주가조작 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함정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은 주차장 청소부 출신 ‘주식 귀신’ 뤄(羅) 할머니의 사연에 쏠렸다. 지난 3월 수년간 모았던 2만위안(240만원)을 단타 매매로 4만위안으로 불린 그녀는,‘손실에 대한 걱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지금같은 장세에 손실을 보는 사람도 있느냐?”고 반문하며 놀랐다고 한다. 그녀의 성공 스토리로 더 많은 시골 농민들조차 고리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jj@seoul.co.kr
2007-05-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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