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무기교역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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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수정 2007-05-10 00:00
입력 2007-05-10 00:00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과 러시아 간의 무기 교역에 위기가 찾아들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군사합동 훈련을 하는 등 ‘더이상 좋을 수 없다.’던 양국간 군사교류에 심각한 균열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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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현지의 관련 전문 언론들에 따르면, 양국은 5월중 열기로 했던 군사기술협력위원회를 또 무기한 연기했다. 표면상 이유는 최근 러시아의 국방장관이 교체됐기 때문이라지만, 실상은 중국이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사들이고 있는 무기가 품질이 떨어지는 데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90년대 후반까지 러시아가 수출하는 무기의 70%를 사들인 ‘큰손’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품질 만족도는 계속 내리막길을 달려 왔다. 마침내 지난해 가을 구입한 유도탄 발사 시스템에 큰 문제가 발생하면서 중국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로 인해 2006년 9월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문 계획이 취소됐다. 이에 맞춰 열려던 군사기술협력위도 연기됐다. 이미 비슷한 시기에 도입한 구축함과 잠수정의 유도탄 발사 시스템에도 문제가 발견됐던 터였다.

현재 양국간 구매협정은 거의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러시아제 군사수송기와 공중급유기에도 불만을 품고 구매 협의를 중단한 상태다. 구축함 구입 계획과 수호이-33 전투기 48대를 사들이는 25억달러짜리 구매건 등도 아주 늦어지거나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미 40%대까지로 감소한 러시아제 무기의 중국 점유율이 올해는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는 알제리, 리비아, 시리아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며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에 압력을 행사할 ‘구실’을 찾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중국이 제기한 기술적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으로, 하루속히 선진 기술을 이전해 달라는 책잡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대중 무기판매가 본격화한 92년 이후에는 옛 소련 시대에 개발돼 낙후된 기술만 팔아 왔다고 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사들인 러시아 무기를 토대로 ‘기술 복제’에 힘써 왔지만, 핵심기술 모방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이 개발한 최신예 3세대 전투기 ‘젠-10’ 엔진의 핵심부품도 결국 러시아산이어서 제3국 수출에 제약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양국간 무기교역 자체를 중단시키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중국은 이전에 사들인 무기의 부품을 계속 교체해야 한다. 러시아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선 중국에 무기 공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밖에 타이완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과 정치·외교·군사적 균형을 이루려는 각종 요인이 양국간 무기 교역을 유지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jj@seoul.co.kr
2007-05-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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