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총수올라 공격경영 외화 빼돌려 93년 구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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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 기자
수정 2007-04-30 00:00
입력 2007-04-30 00:00
충남 천안이 고향인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은 그동안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재계의 ‘뉴스메이커’로 통했다. 현대판 ‘귀족’이라는 말도 있다.

한양화학·대한생명 인수 밀어붙여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부친(김종희)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한화그룹(당시 한국화약그룹) 총수에 올랐다. 불과 29세였다.

경기고, 미국 멘로대(경영학과), 드폴대 대학원(국제정치학과)을 졸업한 김 회장은 유엔한국협회 회장, 한·미교류협회 회장, 세계아마복싱연맹 수석부회장, 그리스 명예 총영사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과 내무장관을 지낸 서정화씨가 장인이다.

김 회장은 재계의 변방에 있던 한화그룹을 재계서열 10위(공기업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 제외)로 끌어올렸다.‘든든한 배경’에서 비롯된 자신감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 등이 외형상 규모를 불리는 데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지난 82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을 인수한 데 이어 2002년에는 대한생명을 인수했다.

결과적으론 한양화학과 대한생명 인수가 현재 그룹에는 득이 되고 있지만, 많은 전문경영인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인수를 밀어붙인 게 김 회장이다. 그의 경영스타일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위의 의견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하면 밀어붙이는 쪽이다.

그룹의 성장 이면(裏面)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그룹분리 과정에서 빚어진 형제간 다툼, 대통령선거자금 수사 국면에서의 ‘도피성’ 장기 출국 등이다.93년에는 외화를 빼돌려 미국에 호화주택을 구입했다가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불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자식사랑이 지나쳐 보복폭행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의리 중시… 튀는 행동 구설

김 회장은 의리를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김 회장은 부친이 워커 전 주한 미대사의 환갑잔치를 열어주기로 했지만 지병으로 타계하자 1982년 잔치를 열어줘 선친의 약속을 지켰다.

김 회장은 다정다감한 면도 있다.‘기러기 아빠’의 딱한 사연을 접하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임직원들에게 특별휴가와 여비를 지원해 가족 상봉의 기회를 준 것은 따뜻한 품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 회장은 구속됐을 때 면회를 온 지인들에 대해 매우 고마워한다고 한다. 어려웠을 때를 생각해 정계·재계·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인들이 구속됐을 때 가장 먼저 면회를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의리와 인간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다소 튀는 행동을 해왔다는 평가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때에는 한화그룹의 일부 직원들이 정문에 서서 인사를 한다.”면서 “다른 그룹의 경우에는 이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2007-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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