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딛고 의사·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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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기자
수정 2007-04-25 00:00
입력 2007-04-25 00:00
1969년 미국 뉴저지의 한 법정. 절도와 마약 소지로 기소된 20세 청년 도널드 커스는 마약 중독자였다. 때가 묻은 청바지는 허리 아래로 흘러내렸고 행색은 초라했다. 판사는 그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마약 치료 시설에 들어갈 것을 명령했다. 그로부터 36년이 흐른 지난해 11월 도널드 커스(57)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시인 랜초 쿠카몽가시(市)의 시장에 당선됐다.

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3일 마약중독자에서 의사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시장으로 변신한 도널드 커스의 ‘인생 역전’을 소개했다. 뉴저지에서 태어난 커스 시장은 12세 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15세 때 대마초를 흡연했다. 그도 한때는 똑똑한 학생이었다. 학급에서 IQ가 가장 높았고 성적도 우수했다. 마약은 총명했던 그를 방황으로 이끄는 촉매제였다. 대마초보다 훨씬 강력한 코카인에도 빠졌다.

그러나 거리에서 마약 중독자로 체포된 그는 2년 동안 치료를 받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도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고 믿은 그는 뉴저지의 사립대인 ‘페어레이 디킨슨’을 찾았다. 그곳에서 “우리가 왜 당신을 받아줘야 하느냐.”는 비웃음조차 받았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의 전력을 보고 퇴짜를 놓았지만 컬럼비아대는 입학을 허가했다. 그는 의과대에 진학, 수석으로 졸업했고 존스홉킨스에서 인턴을,UCLA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다.

시련은 계속됐다. 마약을 끊은 후 결장암에 걸렸다. 수술과 치료로 1년을 보낸 커스는 자신과 같은 유혹에 빠진 마약중독자들의 재활 치료에 투신했다. 그는 로마린다대학 행동치유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4-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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