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청업체 책임 물은 의미있는 판결
수정 2007-04-16 00:00
입력 2007-04-16 00:00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울고법과 대구고법의 항소심 판결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재판부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근로자 부당해고 사건과 대구경북건설노조 단체협약 강요 및 노조비 징수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원청업체의 책임을 물었다. 노동계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만큼 하청업체와 함께 중첩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법 따로, 현실 따로’인 하도급 구조에서 형식적인 법리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근거로 원청업체에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물은 이번 판결은 비정규직 보호의 주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정규직 보호의 기본정신은 비정규직을 ‘취약근로자’로 규정한 2002년 7월의 노사정합의문에 뚜렷이 명시돼 있다. 비정규직의 늪에 빠지면 정규직으로 탈출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 그래서 비정규직은 가난의 대물림으로 귀결된다. 정부는 고용 안정과 고용 유연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후속입법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2007-04-1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