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빠진 경찰’ 원인·대책은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재훈 기자
수정 2007-03-31 00:00
입력 2007-03-31 00:00
경찰의 어이없는 처신과 행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총기 분실과 늑장 수사, 근무지 이탈, 무고한 시민 폭행에 성폭행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찰이 뼈를 깎는 반성과 개혁을 통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인권 의식과 사회적 공복(公僕)으로서의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질타했다. 전문가들로부터 원인과 해법을 들어봤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경찰의 잇단 근무기강 해이의 원인으로 시민사회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경찰의 느린 개혁 속도를 꼽았다. 그는 “이번 사건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대충 묻히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시민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통해 공유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해 조그만 비리라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찰은 이러한 환경 변화는 물론 선진 인권의식을 따라가지 못한 채 옛날 사고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창무 교수는 “참여정부 초기 경찰 혁신 등을 계속 얘기하며 강조했던 공직사회 개혁과 사정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내성이 생기고 임기 말 레임덕으로 느슨해진 탓에 기강 해이가 발생한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허준영 전 경찰청장 시절에는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검찰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직 자체에 긴장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직 차원의 이슈가 사라져 경계심이 느슨해진 점도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여론 무마에만 급급한 일회성 징계보다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찰은 비위가 발생하면 무조건 직속 상관만 징계를 하는 등 여론 무마에만 급급했다.”면서 “이로 인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낳고 정작 원인 분석이나 예방 조치에는 크게 소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리 감독을 맡은 상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업무 지침을 정해 놓고 그것을 따르지 않았을 때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경찰 업무가 다양하고 폭넓은데 우리는 대민 또는 위험 업무, 여성 대상 업무 등의 특성과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판별해 주는 인사 컨설팅 시스템도 갖추지 않은 채 정기 순환 인사만 운영하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내부에 직무 적성을 점검하고 수시로 면담과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서를 두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7-03-31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