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환경의 시대 ‘그린캠페인’을 기대한다/정서용 명지대 국제법 교수
수정 2007-03-28 00:00
입력 2007-03-28 00:00
최근 ‘불편한 진실’이란 환경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상대방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앨 고어가 참여한 작품입니다. 잊힌 줄 알았던 고어는 이로 인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해서 놀라운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전세계를 누비는 고어는 계속해서 지구 사회의 영향력이 있는 리더로서 남을 것입니다.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뤄야할 중요한 문제들 중에는 환경문제도 많이 있습니다. 천성산 도롱뇽, 새만금사업과 같은 환경문제들은 여러 후보님들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가시려는 분으로서 꼭 아셨으면 하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동북아시아 환경문제와 아프리카의 환경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황사와 같은 환경문제는 유권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들 중의 하나입니다.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황사용 마스크를 배포하는 정책만으로는 매년 대국민 사과를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사막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제정책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광대한 사막에 우리가 나무 몇 그루 심기를 하는 것으로 황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서유럽의 공업화로 생긴 심각한 대기오염물질이 날아와 막대한 피해를 주자, 서유럽 국가들에 개별적인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1972년 스톡홀름에서 국제환경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산성비문제를 해결하고, 아직도 친환경 국가의 이미지를 굳건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황사를 태풍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도움만 요청하고 있고, 일본은 자금 부담의 우려 때문에 공동 대응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간의 구태의연한 국내 정책보다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참여시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국제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아프리카의 환경문제 해결은 어려운 자들에게 따뜻한 우리 유권자들의 정서와 부합하면서도 국내외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아프리카 지원과 관련해 좋은 이슈입니다. 작년에 국가간 유해폐기물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프리카 케냐에 다녀왔습니다. 열약한 경제사정으로 폐차 직전의 중고차들이 유황냄새를 내뿜고, 길가에는 버려진 차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 혼자 나서서 이 문제 전부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바젤협약에서 기여액 순위 10위권, 자동차 생산 세계 5위권인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케냐의 자동차문제와 같은 아프리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결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지구사회의 대표국가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실 지도자시라면 막연히 황사니 온실가스니 하는 형식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어젠다가 아니라 안목을 넓혀 외교와 환경을 접목시켜 국제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유권자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보님들은 21세기 환경세기에 유권자들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시겠습니까.
정서용 명지대 국제법 교수
2007-03-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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