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도쿄를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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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기자
수정 2007-03-24 00:00
입력 2007-03-24 00:00
|도쿄 최병규특파원|‘피겨 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피겨 쇼트프로그램 사상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예약했다.

김연아는 23일 일본 도쿄 시부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규정종목)에서 기술 41.49점, 프로그램 구성 30.46점으로 종합 71.9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 사샤 코헨(미국)이 세운 71.12점을 0.83점이나 경신한 세계 최고 기록.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김연아의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는 연속 3회전 지정기술을 한 차례만 소화하는 실수를 저질러 종합점수 61.32로 5위로 처졌다. 안도 미키(일본)가 종합점수 67.98점으로 2위, 유럽선수권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디펜딩 챔프 키미 마이스너(미국)는 각각 3위와 4위로 밀렸다.

김연아는 경기 뒤 실시된 24일 프리스케이팅(자유종목) 연기순서 추첨에서도 24명 중 21번째로 출전(오후 8시47분), 바로 뒤의 아사다는 물론 마이스너와 안도 등보다 먼저 연기하게 돼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생애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그랑프리파이널 우승 이후 허리 부상과 최근 꼬리뼈 통증으로 우려를 자아냈던 김연아는 이날 허리에 테이핑을 한 채 36번째로 출전, 영화 ‘물랭루즈’ 삽입곡인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트리플-트리플(공중 연속 3회전-3회전) 점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스핀과 점프, 더블 악셀, 비엘만 스핀(다리를 등 뒤로 들어올려 팔로 붙잡는 기술) 등 8개의 지정기술을 완벽하게 소화,6500여 관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김연아의 선전에 부담을 안은 아사다는 30분 뒤 긴장된 표정으로 링크에 나와 실수 끝에 기술점수 31.20, 프로그램 구성 30.12점을 받아 종합점수 61.32로 김연아에 무려 10점 이상 처졌다. 아사다는 24일 프리에서도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됐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06∼07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받았던 자신의 최고 점수 65.22점을 무려 6.73점이나 경신한 것. 좋지 않은 컨디션에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사다와의 경쟁, 유럽 언론 등이 자신을 아사다보다 한 수 아래라고 보도하는 등의 심리적 압박을 당당히 물리친 통쾌한 서전이었다.

cbk91065@seoul.co.kr
2007-03-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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