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룰’ 내홍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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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수정 2007-03-12 00:00
입력 2007-03-12 00:00
한나라당이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싸고 극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정책·검증 공방에 이어 캠페인 ‘일정’을 놓고도 신경전까지 벌이는 상황이다.

‘경준 룰’ 합의 기대 난망

한나라당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준비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의 활동시한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국민승리위는 지난 10일까지 경선 룰을 놓고 합의 도출에 안간힘을 썼지만 유력 대선주자 진영의 대리인들이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하며 끝까지 버티는 바람에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사실상 역할을 끝낸 상태다.

따라서 국민승리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하더라도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국민승리위가 17일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당 지도부가 ‘경선 룰’을 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준위원뿐 아니라 최고위원까지 대선주자들과 친소관계로 얽혀 있어서 내홍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국민승리위가 당 지도부에 ‘7월 20만명’과 ‘9월 유권자 0.5%(약 23만명)’ 등 두가지 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선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당원들에게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전 시장 진영은 “후보를 빨리 정해야만 남북정상회담 등 여권의 대선 기획용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고, 후보 경선 후유증을 조기에 해소해 당을 안정 기조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박 전 대표측도 현행 ‘6월 4만명’이 당초 한나라당이 정한 원칙이라는 점을 집중 확산시키는 동시에 “‘경선 룰’을 바꿔야 한다면 지도부는 명분부터 밝히고, 당원들의 뜻을 물어본 뒤에 경준위를 구성했어야 했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반면 ‘9월 경선’을 주장해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원희룡·고진화 의원 등은 반발했다.

원희룡, 경선불참 가능성 시사

원 의원은 “앞으로 경선불참을 포함해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은 급기야 상대방의 일정까지 물고 늘어지는 등 양측의 신경전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식으로 치닫고 있다. 같은당 대선주자로 표심공략의 대상이 유사하다 보니 일정이 겹치는 것은 흔한 일일 텐데도 서로 ‘끼어들기’라느니,‘따라하기’라느니 하며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전 시장은 지난달 7일 ‘2012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해 전남 여수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박 전 대표가 뒤늦게 자신보다 하루 전인 6일 여수 방문 일정을 잡자 자신의 일정을 취소했다. 박 전 대표측이 자신들의 일정을 입수한 뒤 ‘선수’를 쳤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대표측도 지난달 21일 충북 단양군의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를 찾은 지 2주일 뒤에 이 전 시장이 같은 사찰을 방문하자 ‘물타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전광삼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

2007-03-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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