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조각 부분 반송’ 실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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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기자
수정 2007-03-09 00:00
입력 2007-03-09 00:00
정부가 ‘뼛조각을 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우리측 제안이 과학적·상업적 근거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일방적 ‘뼛조각 부분 반송’결정이 제대로 시행될지, 설사 수입이 재개돼도 또 다른 통상 마찰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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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는 8일 “워싱턴에서 끝난 한·미 쇠고기 검역 고위급 협의에서 ‘자체적으로 뼛조각 부분 반송 방식을 이달 안에 시행해 미국산 쇠고기의 교역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제안을 미국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림부 이상길 축산국장은 “협의 과정에서 미국과 ‘뼛조각 부분 반송 방식’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룬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앞으로 뼛조각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작업장에 대한 잠정 선적 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지난해 뼛조각 발견으로 수출 선적이 중단된 작업장에 대해서도 선적 중단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시큰둥하다. 오는 5월이면 국제수역기구(OIE)의 광우병 등급 판정을 통해 뼈가 붙은 살코기(LA갈비)의 수출이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는 마당에 ‘2개월짜리’ 임시 조치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이 원해 자체적으로 하는 것까지 반대할 수는 없다.”며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협상에 참석한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의 태도는 강경했다. 커틀러 대표는 “뼛조각이 든 쇠고기는 일체 수입을 불허하는 한국의 ‘제로 톨러런스’ 정책은 과학적이거나 상업적인 근거가 전혀 없고, 이웃 나라들에서도 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한국측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와 의회의 입장은 쇠고기시장의 전면 재개방 없이는 한·미 FTA는 불가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뼛조각 부분 반송’ 결정은 자칫 또 다른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부분 반송의 구체적 방식을 놓고 양측 해석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검역당국이 식육이물검출기(X레이)를 통한 전수검사로 일정 크기의 뼛조각을 걸러내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미국은 검역당국이 손을 떼고 수출·수입업자들끼리 뼛조각 허용 기준 등을 사적계약으로 결정하면 된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향후 쇠고기 수입과정에서 뼛조각 기준 등을 놓고 마찰이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균미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7-03-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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