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도 진상도 “…” 피멍든 유가족 “…”
남기창 기자
수정 2007-03-05 00:00
입력 2007-03-05 00:00
●유족들 고달픈 이국생활
여수에서 생활하는 희생자 유족들은 28명이다. 여기에다가 부상자 가족과 친·인척 27명을 더하면 55명. 이들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가 잡아준 여수시내 2개 모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식사는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가 합동분향소 옆에 잡아준 3개 식당에서 해결하지만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일부 유족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빨래는 모텔에서 해결하지만 눈치를 봐야 한다. 몸이 아파 병원이나 약국에 가거나 고국에 거는 전화비 등 생활비도 만만찮다. 하지만 아직 보상 창구마저 마련되지 않아 유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사망자 10구의 시신은 여수시내 3개 병원에 분산 안치돼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일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에르킨(46)씨의 유해만 인천공항을 통해 본국으로 운구됐다. 기다리다 지쳐 보상은 뒤로 미루고 빠른 장례를 권하는 이슬람 장례 절차를 따르기 위해 가장 먼저 한국을 떠났다.
유족들과 부상자 가족들이 쓰는 숙식비는 법무부가 예산을 확보해 후불로 계산키로 했다. 사람이 많아서 숙식비도 적잖을 전망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설 전날 하루에만 유족과 부상자 가족들이 먹은 한 끼 식사비가 200만원 가깝게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얼마 전에 법무부에서 여수화재 관련 예산을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지급 기준이 없어 아직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협상 시작도 못해
유족들과 정부간 공식 협상창구는 아직 없다. 사망자 유족 대표 1명씩 10명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부상자 가족도 포함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유족들은 수사결과가 빨리 발표돼 보상협상을 마무리짓고 고국으로 돌아가 생업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한 유족은 “봄이 됐는데 마냥 한국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느냐.”면서 “하루빨리 일을 매듭짓고 돌아가 농사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보상 못지않게 철저한 진상조사도 원하고 있다.
이철송(마산 씨알교회목사) 여수화재참사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진상규명과 정부의 수사결과 발표다. 의혹이 남거나 진상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공동대책위원회가 유족과 상의해서 협상단을 꾸리면 보상과 장례 문제가 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상에 앞서 여수시민들과 시청 직원들이 성금을 모았다. 읍·면·동사무소 직원들까지 나서 904만원을 모았고, 시청 민원실과 현관에 놓인 시민 모금함과 여수지역사회복지 협의체 등도 거리모금을 했다. 이렇게 해서 모아진 게 2166만원이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7-03-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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