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선 D-50… 판세 ‘안개속’
이종수 기자
수정 2007-03-03 00:00
입력 2007-03-03 00:00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중도우파인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한때 10%대 안팎으로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를 따돌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오차범위 내로 추격당했다.
또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9%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지지율 부침에 따라 후보들도 전략 수정에 부심한다.
●누구도 장담 못해?
불과 20여일 전만 해도 사르코지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연말까지 사르코지와 박빙의 지지율을 보였던 루아얄 후보는 잇따른 실언으로 처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루아얄이 회심의 ‘대선 100대 공약’을 발표한 뒤에도 9∼10%로 더 벌어졌다.‘이대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TV 질의·응답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루아얄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틀 뒤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 연금 개혁, 보건 정책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잘 대응했다.”고 호평했다.
그 사이 큰 변수가 생겼다. 중도파인 바이루 후보의 돌풍이 거세게 몰아쳤다.2002년 대선 1차투표에서 6.84%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한 바이루는 애초 군소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제3의 길’을 내세워 차분하게 중도우파와 사회당에 실증난 유권자를 파고든 전략이 주효하면서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급기야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는 19%의 지지율로 루아얄을 6.5%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만약 바이루가 다음달 22일 치를 1차 투표만 통과하면 ‘엘리제궁 입성’이 가시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력 후보인 사르코지나 루아얄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경우 그 지지층이 바이루 후보에게 몰리면서 본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경우 사르코지나 루아얄을 모두 따돌리고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1일 발표된 BVA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와 루아얄에 각각 8%,10%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부족한 2% 이렇게…”
선거 국면이 이렇게 요동치다 보니 후보 진영도 대선전략을 수정하는 등 승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르코지는 ‘연성화 전략’을 선택했다. 강경한 개혁 이미지가 감점 요인이라고 판단한 듯 “나는 변했다.”라는 말도 공개석상에서 할 정도다. 실제 지난달 28일 외교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되 복종과 우정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나친 친미 성향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20일 스트라스부르 연설에서는 “당선되면 유로존에서의 금융자본의 도덕성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신자유주의를 맹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루아얄측은 ‘캠프 강화, 중도파 공격’으로 내공을 다지고 있다. 사회당 경선에서 패배, 불편한 관계였던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재무장관 등 당내 계파 보스에게 ‘SOS’를 보내 캠프에 합류시켰다. 출마를 선언했다가 불출마로 돌아선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합류하면서 무게가 실렸다.
동시에 바이루 돌풍 잠재우기도 병행하고 있다. 루아얄의 동거 파트너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1일 “이번 대선이 1969년처럼 우파와 우파의 대결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뒤 “루아얄이 본선투표에 오르도록 좌파 지지층이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바이루 후보는 사회당 지지표 ‘이삭줍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5년 동안 좌우파 내전에 실증난 프랑스인은 이제 진실에 목말라 있다.”고 주장하면서 좌우 성향의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세골렌의 ‘소프 사회주의’(일일 연속극처럼 가벼운 사회주의)에 실망한 사회당 지지층을 겨냥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회당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제안했다.UDF당수 시절 이례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각을 많이 세운 것도 사회당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vielee@seoul.co.kr
2007-03-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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