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대통령의 경제학/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수정 2007-02-27 00:00
입력 2007-02-27 00:00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원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올바른 경제참모의 선택이다. 대부분의 경우 대통령은 경제정책 수립에 있어 주로 경제참모의 의견에 의존하게 된다. 경제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시장이 개방화되면서 세계가 상호 연관되어 있는 지금은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이 올바른 정책선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해당 경제정책분야에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잘못된 경제참모를 선택하는 경우 그 정부의 경제정책은 대부분 실패하게 되고 국민들은 오랜 기간 동안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정책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이익집단에 제대로 대응치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민주화되기 전에는 재벌과 같은 몇몇 소수의 이익집단만 잘 방어하면 경제정책이 국민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된 지금은 노조와 시민단체 외에도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경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정책결정자들이 이러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쉽지 않으며 이렇게 될 경우 경제정책은 결국 일부 이익집단의 후생만 높여주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데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 성패를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민주화되지 않은 1980년대는 주로 경제참모의 선택이 중요했다. 당시 물가안정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룬 이면에는 대통령의 경제참모 선택이 큰 역할을 했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외환위기 역시 잘못된 경제정책 선택의 결과였다. 당시 정책결정자들은 기업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 단기간에 유동성을 과도하게 흡수했다. 이들은 자본시장이 개방된 경우 갑자기 유동성을 흡수하면 경기침체와 기업부실로 외환이 유출되면서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치 못했던 것이다.
민주화된 후 국민의 정부도 이익집단의 로비와 잘못된 정책결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도하게 경기를 부양시키려다 결국 금기시되던 도심 재건축을 허용해 주게 되었고 이는 지금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으며 빈부격차를 심화시킨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러한 정책결정과정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이익집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데도 실패했다.
참여정부 역시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불법적인 노조활동과 반 기업 시민단체와 같은 이익집단의 벽을 넘지 못해 경기침체의 벽을 극복치 못했다.
그리고 저금리와 고환율의 정책조합을 시행할 경우 국내외로부터 유동성이 증가하여 과잉유동성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높아지게 되는 데도 정책결정자는 이를 사전에 올바르게 파악치 못했던 것이다. 결국 부동산가격 상승과 경기침체 그리고 이로 인한 양극화가 참여정부의 주된 경제정책의 실패로 거론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제참모가 올바르게 선택되도록 하고 또한 이익집단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경제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경제학이 우리 경제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2007-02-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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