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호기심부터 잡아라”
박경호 기자
수정 2007-02-23 00:00
입력 2007-02-23 00:00
최근 선보인 KTF의 광고에는 버나드쇼의 묘비명과 “지루함과 답답함은 죽었다.”는 멘트만 나온다. 또다른 광고에서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만 보여준다.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하는 3세대(G) 통신서비스를 앞두고 KTF가 내놓은 3G브랜드 ‘SHOW’의 티저광고다. 종전의 통신서비스는 사라지고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화상통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5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낸시 랭 실종’이란 메시지가 떴다. 전날 낸시 랭은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포털 게시판에는 “낸시 랭이 정말 실종됐냐.”는 질문들이 올라왔다.‘낸시 랭 실종’이란 단어는 순식간에 온라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호기심에 배너를 클릭하면 LG전자의 플래트론 모니터 신제품의 광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고시리즈를 통해 실마리를 전달하며 소비자들과 낸시 랭 실종이라는 가상의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다.‘대체현실게임’(ARG) 또는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고 불린다.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민지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기법이라 소비자들이 낯설어하는 면도 없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방법에 대한 개입의사와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가 나간 뒤로 홈페이지 방문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주황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쓰여진 ‘아웃백에 도전한다.’는 전단지가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발견됐다. 시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개점한 외식업체나 경쟁업체의 광고로 짐작했으나 지점들끼리 최고의 매장자리를 놓고 도전한다는 아웃백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최근 ‘IBK’로 개명한 기업은행도 호기심 광고를 사용했다. 파란 하늘 배경에 ‘A보다 I가 앞선다.’는 내용만 담았다. 기업은행측은 “I(나)는 고객을 뜻하며 고객을 앞세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광고 뒤에 숨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법을 ‘블라인드 마케팅’(blind marketing)이라고 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7-02-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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