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전략] 노동력 공급에만 초점 구체 로드맵 없어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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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기자
수정 2007-02-06 00:00
입력 2007-02-06 00:00
정부가 5일 내놓은 인적자원활용 ‘2+5’ 전략의 핵심은 “취업을 2년 앞당기고 퇴직을 5년 늦춘다.”는 것이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 ‘취업난’이 사회 문제로 부각됐지만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현상 등의 여파로 2010년부터는 노동력이 부족한 ‘구인난’ 시대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출산율은 이미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은 9%를 넘어 2018년에는 14.3%가 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2016년부터는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365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때문에 군복무 기간을 6개월 줄이고 취학 연령을 1년 정도 낮추는 한편 정년을 5년 정도 늦춰, 생애 전체에서 1인당 일하는 기간을 평균 7년 늘리자는 게 이번 대책의 골자다. 이렇게 되면 4년제 대학과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문을 두드리는 연령이 현행 22∼28세에서 20∼25세로 낮아지고 정년 의무화로 퇴직연령은 60세에서 65세로 높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물론 중·장기적 측면에서 일하는 기간을 제도적으로 늘리는 것은 고령사회에 맞춰 시급한 과제다. 한창 배우고 일할 나이에 군대에서 2년을 보낸다는 것도 개인이나 국가적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때문에 병역기간 단축에 커다란 이견은 없다. 하지만 논의의 초점을 노동력 공급에만 맞추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7%대로 일반 실업률의 2배 수준이고 20대 취업자 수는 월평균 410만명 안팎으로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그냥 ‘백수’로 사는 인구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다. 노동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공급이 아니라 ‘수급의 불일치’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는 것.

기능직 등 생산현장에서 일하려는 젊은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졸자 이상의 고학력자만 서둘러 양성할 경우, 구직과 구인의 불일치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또한 복무기간 단축으로 6만여명의 인력이 구직시장에 더 뛰어든다고 구인난이 해소될지도 불투명하다. 청년실업 문제가 3∼5년 이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인력공급은 오히려 청년 취업난만 가중시켜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그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과 여성인력 활용방안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학제개편이나 정년연장 등은 역대정권 때부터 거론돼 온 해묵은 과제다. 이번에도 복무기간 단축을 빼고는 어떠한 ‘로드맵’도 제시되지 못했다.3년 뒤인 2010년 노동시장 구조가 구인난으로 바뀐다면 학제개편이나 정년연장 등은 당장 공론화 작업에 들어가도 늦은 감이 있다.

구체적인 복안 없이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했다면, 진학이나 정년 등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혼란만 야기시킬 수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역할 강조나 대학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예산이 뒷받침됐는지 다시 한번 새겨볼 대목이다. 설익은 정책으로 ‘대선용’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7-02-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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