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첫 드라마 ‘와신상담’에 담긴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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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수정 2007-02-03 00:00
입력 2007-02-03 00:00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올해 중국 국영 CCTV는 ‘와신상담(臥薪嘗膽)’으로 시작했다. 매년 CCTV의 첫 드라마 편성은 여러 상황을 종합 고려해 선정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의 시각으로 볼 때, 한류(韓流)로 실추된 중화권 콘텐츠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가 두드러진다. 중국, 타이완,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5개국이 공동으로 투자·제작한 것이다. 제작 완료 이전에 해당 국가의 국영(급) 방송국에서 방영을 사전 결정했다. 해외 판권료 수익이 이미 13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한국·일본·미국·호주 등까지 이미 계약을 마쳤다. 중국 드라마로 최다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함의가 두드러진다. 방송 주무 당국인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國家廣播電映電視總局)이 최근 TV 황금시간대에 반드시 사상성과 교육성을 지닌 드라마를 방영토록 지시하는 등 ‘사상 강화’ 추진 움직임과 맞물렸다. 저녁 7시30분∼10시 방송됐으니 그야말로 황금 시간대이다. 지난달 11∼24일까지 주말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3편씩 방영,41부작을 단숨에 끝내버린 것이 특이점이다.

제작 완료 1개월도 못돼 방영 허가가 나온 후일담도 유명하다. 중국에서 드라마가 완전 제작된 뒤 국가광전총국의 방영 허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3개월. 거의 전례가 없는 결정은,‘당 중앙’의 의지 때문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더구나 ‘외국 합자 드라마’인 이 작품은 외국 배우도 많아 심의가 훨씬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지난해 12월에서야 완성됐으나,2007년 새해 첫 방송작으로 반드시 편성돼야 한다는 목표가 세워진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드라마는 최근 중국의 화두(話頭)인 ‘일어섬(굴기·起)’을 주제로 한다. 긴 인내심으로 제왕의 자리에 오른 월왕 구천의 모습은 긴 잠에서 깨어나 승천을 하고 있는 중국의 자긍심과 자화상을 투영한다. 지난해 강대국의 흥망을 다뤄 주목받은 다큐멘터리 ‘대국굴기(大國起)’와도 맥이 닿아 있다.

중국문화연합회 중청샹(仲呈祥) 부주석은 “국가정신과 민족정신이 잘 묘사됐으며 자강불식(自强不息),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 인재강국(人才强國) 등 계승 발양해야 할 중화민족의 생명력과 문화가치를 체현했다.”고 평하는 등 분야별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jj@seoul.co.kr
2007-02-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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