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50억달러 자본순유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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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기자
수정 2007-01-16 00:00
입력 2007-01-16 00:00
정부가 15일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국내에 넘쳐나는 달러가 해외로 빠져 나가도록 길을 터 원·달러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최대 150억 달러의 자본 순유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율 안정에만 ‘올인’하다 보면 탈세·도피성 외환 유출 등 부작용이 뒤따를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기업들의 해외투자 지원과 해외 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투자한도도 300만 달러로 늘어난다. 외화 유출 확대를 통해 환율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자본수지 적자’라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복안이다. 정부는 최근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달러가 초과 공급돼 환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 정도는 주변국가에 비해 더욱 심하다. 지난해 원화는 달러화 대비 8.8%나 절상됐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0.7% 절하됐다. 타이완은 절상률이 0.7%에 그쳤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신탁과 투자회사의 해외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매매차익 분배금에 대해 3년 동안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재는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지만 해외주식 거래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14%의 소득세가 원천징수돼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또 국내에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의 규모 요건도 5조원에서 1조원으로 인하된다. 부동산 펀드와 실물 펀드 판매 등도 허용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자본유출과 자본 억제 효과 등을 모두 따져 100억∼150억 달러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환율 안정과 관련) 상당한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의 안정적 수급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 효과를 논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방화 흐름에 맞춰 자본시장 자유화라는 제도적인 길을 터주는 정책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장에는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이번 방안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940원선 위로 올라갈 때 선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이번 대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금융인력과 시스템 등 취약한 국내 여건을 고려해 정책 추진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배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는 우리의 경제 수준보다 빠르게 외환시장을 열어 발생한 것”이라면서 “해외 투자 규제 완화로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면 급격한 자본 유출 현상도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도피 목적의 불법적 외환 유출이나 ‘묻지마 투자’ 등 부작용 발생을 막기 위한 정부 모니터링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7-01-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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