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사형 파문] 처형 왜 서둘렀나
이종수 기자
수정 2007-01-01 00:00
입력 2007-01-01 00:00
美 ‘이라크 전략’ 대전환 신호탄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신속한 처형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의문이다. 처형은 불가피했지만 불과 사형 선고 뒤 나흘 만에, 그것도 수니·시아파 등 이슬람 교도들의 최대 축제인 ‘희생제’가 시작하는 날 새벽에 처형을 단행한 데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법에 따르면 공휴일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분석은 지난해 11·7 중간선거 참패 뒤 이라크 전략 수정 압력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세인 처형 단행으로 새 돌파구를 찾으려는 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관은 이날 “후세인 조기 처형을 통해 혼란스러운 이라크 상황을 연내 일단락짓고 새로운 전략으로 내년을 맞기 위한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국제 사회의 반발 등 후세인의 처형을 미룰 경우 골치 아프고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처형을 단행했다는 시각도 더해진다.
또 이라크에 대한 개전 명분을 쌓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후세인 처형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 이후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하고 이라크 정정불안 등 참담한 상황을 맞았지만 후세인의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처단을 통해 개전 명분을 충족시키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개전 이후 미군 희생자가 3000명에 이르고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반발 여론에 높아지자 정치적 위기에 처한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처형을 통해 이라크 민주주의 진전에 대해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개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이라크에 미군 1만 5000∼3만명을 증원하고 이라크 극렬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진압에 나서려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문제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간접적 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후세인 처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란 지도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vielee@seoul.co.kr
2007-01-0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