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노대통령 ‘링컨 따라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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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석 기자
수정 2006-12-29 00:00
입력 2006-12-29 00:00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격정 발언’ 과정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한 이유는 뭘까.“링컨 대통령의 포용인사를 흉내 좀 내보려고 해봤다.”며 ‘따라하기’를 할 만큼 노 대통령이 정치적 사표(師表)로 삼은 링컨은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의 배경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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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링컨’은 2001년 민주당 상임고문 시절 직접 쓴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란 책에 집약돼 있다.“나의 관점을 링컨의 삶에 투사한 것”이라고 표현할 만큼 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다.

노 대통령은 이 책에서 링컨을 ‘후세에 평가받은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링컨이 대통령직에 있던 당시, 언론은 종종 링컨을 ‘독재자, 폭군’ 등으로 불렀다.”면서 “사후 100년이 지난 뒤에야 좀더 나은 평가가 내려졌다.”고 밝혔다.“오늘날 미국인들은 링컨을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는데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 27일 ‘부산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보고회’에서 “미래에 대해 준비하겠다.”고 하는 등 틈날 때마다 ‘후세에 평가받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재현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에 대해 ‘고건 전 총리 세력과 민주당 등과의 통합은 도로 민주당’이라고 비판하는 등 지역주의에 대한 노 대통령의 경계감도 이 책에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은 “민족이 남북과 동서로 분열되어 쟁투가 끊이지 않는 오늘의 이 시대는 링컨이 직면했던 시대와도 유사하다.”면서 “내가 ‘동서간 지역통합 없이는 개혁도, 통일도 모두 불가능하다. 통합의 문을 통과해야만 개혁도, 발전도 가능하다.’고 한 주장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되길 바란다.”고 했다.

“링컨 정권은 강력하지 못했다. 대통령 링컨은 자기가 임명한 장관이나 장군의 목을 함부로 칠 수 없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힘 없는 대통령, 링컨’에 대한 연민은 최근 노 대통령 자신에 대한 인식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는 또 “정적들의 강공에 시달리는 정권을 가지고 연방통합과 노예해방 전쟁을 수행한 것을 보면서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어디로 가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떠올린다.”고도 했다.“권력적 수단을 통한 강제력에 있어서는 허약했지만 결단과 포용을 통해 강력하게 정책 수행 능력을 발휘한 링컨이었다.”며 ‘대통령 개인의 카리스마’를 평가한 대목은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맥락이 닿아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근 노 대통령의 언행을 꼬집으며 “벤치마킹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책의 출판을 기획하는 등 ‘링컨 프로젝트’를 추진한 인물은 배기찬 동북아시대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이다. 노 대통령이 “이 책을 읽으면 내 정책을 알 수 있다.”고 밝힌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의 저자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6-12-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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