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딸의 독립/임병선 체육부 차장
수정 2006-12-21 00:00
입력 2006-12-21 00:00
집안끼리도 잘 알고 지내는 친구의 스무살 난 딸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독립을 선언했단다. 겁이 덜컥 난 아빠는 집이라도 사주겠다 했는데,“필요 없어요.”라고 딱 잘랐단다. 남자가 생겼나 싶어 따라다녀 봤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등록금 마련하고 생활비 버느라 과외에 아르바이트에 아주 생고생을 하더란다.
요즘엔 지인의 중·고등학생 아들·딸마저 영향을 받았는지 “스무살 되면 저도 집 나갈래요. 허락해주세요.”한단다. 그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며 내 얼굴을 살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저 같으면 아이구 이쁜 내 자식들, 그러면서 업어주겠습니다.’라는 말이 턱밑까지 나왔지만 참았다. 피식 웃음이 터졌다. 엊그제 식탁에서 중1 딸에게 짐짓 엄숙한 목소리로 훈계한 일이 떠올라서였다.“너, 스무살 넘어서도 ‘아빠만 믿어요.’ 어쩌구 하면 안돼. 그때 우린 완전히 남남이 되는 거야.”
임병선 체육부 차장 bsnim@seoul.co.kr
2006-12-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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