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 정상판정 불구 비정상아 출산땐 의사 책임”
강아연 기자
수정 2006-12-13 00:00
입력 2006-12-13 00:00
서울서부지법 민사 11부(이현승 부장판사)는 12일 A씨 부부가 서울 모 병원을 상대로 낸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은 A씨 부부의 자녀 5명 가운데 중절된 1명을 뺀 나머지 4명이 유전자 결함으로 생기는 진행성 근위축증(SMA) 환자로 태아가 같은 병을 앓을 확률이 높았음에도 재검사 또는 추가 검사를 권유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가 적절하게 임신중절을 할 기회를 병원측이 빼앗았다는 점에서 재산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지만 검사의 정확도가 97.5%로 신뢰도가 높고 재검사나 추가검사 또한 오류 가능성이 있으며, 추가 검사가 태아나 산모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A씨 부부는 2003년 10월 융모막 검사를 통해 태아의 유전자 검사를 받고 결손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뒤 출산을 결정했으나 아이가 SMA 환자라는 진단을 받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한편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3일 서울 모 호텔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판결이 나온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의사회측은 모자보건법상 태아에 이상이 있더라도 임신중절을 허용하지 않는데, 임신중절할 기회를 박탈했다는 이유로 의사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6-12-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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