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국회의원도 ‘이지메’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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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12-06 00:00
입력 2006-12-06 00:00
최근 일본에서는 초·중·고교에서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견디지 못한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 이지메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이지메는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우정사업 민영화 때 당을 떠난 의원 11명을 복당시키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를 당한다.’고 노다 세코(46·여) 의원이 언론에 고백하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노다는 “자민당을 떠나 무소속이 되자 자민당 의원이 나를 보고 피해 버리거나, 갑자기 나쁜 말을 퍼뜨리고 다니더라. 심지어 나와 얘기하면 ‘너도 출당’이라고 말하는 자민당 간부도 있었다고 한다.”며 여론의 비판 속에 복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밝혔다. 힘빠진 국회의원에 대한 이지메는 반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의원 총선 때 자객으로 활동한 여성 의원 2명의 사례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영어에 능통한 덕에 외신기자들에게 인기높은 사토 유카리(45),‘미스 도쿄대’ 출신의 가타야마 사쓰기(47) 의원이 이지메 대상이 됐다.

두 의원은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직후 탈당파의 복당 얘기가 나오자 당과 아베 총리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더구나 이 소동으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미움도 커졌다. 지난해 총선 때 우정민영화 반대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자객으로 당선된 뒤 ‘스타 정치인’이 됐던 두 의원도 집단공격에 빠졌다. 급기야 4일 자민당은 이들 의원에게 ▲결석한 경제산업위원회 위원 배제 ▲회기중 해외여행 1년간 금지 ▲내년 3월까지 당 국회대책위 출석금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대세인 당 방침에 저항하면서 본때 보이기식의 이지메를 당한 것이다.

taein@seoul.co.kr

2006-12-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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