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광풍’ 총체적 책임
류찬희 기자
수정 2006-11-16 00:00
입력 2006-11-16 00:00
신도시 건설 시기와 개발 밀도 등을 둘러싼 협상에서 환경부나 국방부,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소신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맥없이 밀렸던 것도 건교부의 한계다. 실거래가 통계 등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해 일어나는 부동산 거래 왜곡현상을 잡지 못한 책임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택 수급관리가 주택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건교부는 이미 공급된 아파트값 폭등에 대해 마땅하게 손을 쓸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거의 없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15일 “기존 아파트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와 투기 방지는 세제·금융 제재,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맞아떨어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금융·세제·세정당국이나 지자체 등도 집값 폭등과 투기를 잡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주택의 투기는 가(假)수요에서 시작된다. 가수요를 막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옥죄기 정책이 제때 나왔다면 투기는 줄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억제했다면 모든 국민이 은행 빚으로 집을 늘려가는 일상적인 투기는 막을 수 있었다.
가수요에 따른 불로소득을 조기에 환수하고 투기꾼의 발목을 잡아 불을 꺼야 할 국세청, 현실성 없는 보유세로 주택 소유욕을 키운 행정자치부 등도 정책 실패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소리만 요란한 투기단속, 투기꾼들이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도록 방치한 사법당국 역시 책임이 있다. 신도시·택지지구 개발 과정에서 부처이기주의에 발목 잡혀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고 관련단체를 설득하지 못한 환경부도 반성해야 한다.
지자체도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신도시나 택지지구를 개발하면 이익을 보는 곳은 지자체다. 입주 후 인구가 늘고 지방 재정도 두둑해져 새로운 사업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택지개발 담당 임원들은 “지자체가 택지개발 사업에 딴죽 걸지 않고 과도한 요구만 자제해도 사업일정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쟁에 휘둘려 투기 방지 입법에 뒷짐지던 정치권도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한 공무원은 “여의도 계신 분들 때문에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일 터지면 정부만 탓하는 국회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6-11-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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