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훈장 사양한 어느 퇴직교사의 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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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11-11 00:00
입력 2006-11-11 00:00
내년 2월 정년퇴직하는 마산 합포고의 김용택 교사가 정부에서 주는 훈장을 사양했다. 김 교사가 포기한 훈장은, 정부가 초·중등 퇴직교원 가운데 30년이상 근무한 이들에게 주는 것이다. 김 교사는 경남교육청에 낸 포기서에서 “입시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육현실”을 개탄하고 “훈장을 보면서 미안하고 부끄러워하기보다 포기하는 것이 백번 낫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우리는 이 포기서에서,38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참교육을 실천하고자 애쓴 한 교사의 고민과 고통을 읽는다.

김 교사의 언급처럼 지금 공교육 현장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고교 교실은 입시학원화한 지 오래된 데다 요 몇년 새에는 특목고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바람에 중3 교실까지도 흔들리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교사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학부모에게 핍박받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학생들한테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이같은 교육 현실에서 교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학생들을 맘껏 교육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잘못된 교육현장을 되살리는 일 역시 일선교사들이 앞장서 맡아야 할 몫이다. 그러려면 먼저 교직사회부터 스스로 정화해야 한다. 일부에 국한되기는 하나 우리사회에는 폭력교사, 촌지 받는 교사를 비롯한 비리 교사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들을 솎아내 교직사회가 도덕성을 회복해야 교사의 진정한 권위가 되살아나고, 정년을 맞는 교사가 모두의 박수 속에 퇴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06-11-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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