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이 심한 외식업계에서 ㈜놀부는 최근 집중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문화사업 진출과 중국 베이징 1호점 개장, 놀부 외식논문 현상공모 수상작 발표, 신메뉴 대나무 연잎 보쌈 출시…. 최근의 대표적 보도자료다.
보쌈과 돼지갈비로 일본과 중국에 진출한 놀부의 김순진(54) 회장은 “우리 전통음식이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 문화가 세계화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놀부 본사 3층 회장실 한쪽은 경영관련 책으로 빼곡했다.
“허∼, 학력이 부족하다 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됐습니다.” 넉살스럽게 웃는 김 회장은 ‘여장부’ 모습이다.
김 회장은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열정을 쏟고있다. 지난 6월 돼지고기를 웰빙 트렌드에 맞춘 항아리갈비가 일본에 진출했다.“일본에서 항아리갈비 점포가 7개입니다. 연말까지 20호점을 돌파할 것입니다.”
지난달 29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1호점을 열었다.“한식 메뉴지만 서구적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몄습니다. 보쌈에 맞는 칵테일과 와인도 나옵니다.”
연내에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엔 문화사업에도 진출했다. 김 회장은 놀부 4인방이라는 한국형 뮤지컬 ‘토리극’의 제작자로 참여,3억원을 투자했다.“전통을 지향하는 우리회사와 토리극이 문화적으로 코드가 잘 맞기 때문입니다.”
놀부는 보쌈, 솥뚜껑삼겹살, 항아리갈비 등 7개의 브랜드로 570여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최대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이런 성공에는 김 회장의 19년 ‘내공’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김 회장은 200만원으로 1987년 서울 신림동 신림극장 뒤쪽 5평짜리 ‘골목집’에서 식당을 열었다.“밤을 새워 개발한 보쌈이 히트를 쳤습니다. 식당을 새로 확장하면서 ‘놀부집’으로 지었지요.”
이후 놀부는 승승장구,89년 4월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91년 충북 음성에 프랜차이즈 물류기지인 식품공장을 세우면서 가맹점 모집에 날개를 달았다.“91년 말레이시아 출장길에 변변한 한국식당이 없는 것을 보고 쿠알라룸푸르에 놀부를 개업했습니다.”당시 외식업체가 해외로 진출한 것은 드문 사례였다.
52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중학교에 입학을 하자마자 학업을 접었다.16세때 단돈 200원을 들고 상경, 양품점 점원을 거쳐 옷장사와 식당에서 실패를 거듭하다 놀부를 일으켰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미련은 여전했다. 불혹을 넘긴 94년 검정고시를 준비했다.
김 회장은 전통음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97년 서울보건대 전통조리과에 입학했다. 늦깎이 대학생 김 회장은 현장에서는 박사지만 이론도 겸비하고 싶어 공부를 계속했다. 지난 8월 경원대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맹점의 효율성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한식 조리법의 과학화와 세계화가 제 일의 시작입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006-1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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